[CEO 단상]농촌 없는 도시 가능할까

한가위와 같은 명절은 바쁜 일상에서 잊고 지내던 고향을 떠올리게 하고, 또 찾게 한다.  실제로 지난 명절 연휴에 고향을 찾은 인원은 총 29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고향은 몸과 마음이 지쳤을 때 들러 쉬어갈 수 있는 따뜻하고 푸근한 곳이다.  반면 고향은 두고 온 부모님이나, 누이와 같이 애잔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도시화율은 91%에 육박한다. 절대 다수의 국민이 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셈이다.  1960년에 불과 39%에 그쳤던 도시화율이 91%까지 치솟는 동안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떠나 도시에서 새로운 삶의 터전을 일궜다.  도시로 이주한 사람들이 산업역군으로 경제를 일으키거나,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히는 동안 고향에 남은 가족과 친지들은 묵묵히 고향과 농촌을 지켜왔다.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우리 고향과 농촌은 도시와 산업발전에 필요한 토지와 노동력과 같은 물적, 인적 토대를 제공해오는 등 우리나라가 오늘날과 같은 산업사회로 발돋움하는 기반으로 제구실을 톡톡히 해왔던 것이다.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와 서민경제 침체, 그리고 선진국 재정위기 속에서 시장경제가 새롭게 나아갈 방향으로 배려와 나눔의 가치가 또 다시 조명받고 있다.  일례로 선진 각국의 부호들을 중심으로 초고소득층에 대한 증세, 대규모 기부운동 등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는 개인적 차원의 자선 활동이기는 하지만, 이웃을 배려하는 사회가치를 구현함과 동시에 소외계층에게 사회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시장경제 시스템에 다시 편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아울러 자신들의 성공을 가능케 한 시장경제 시스템을 더욱 탄탄하게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인류가 고안해 낸 최적의 자원배분 시스템인 시장경제 시스템의 부정적 요소를 최소화하고, 모두가 더불어 사는 따뜻한 기회의 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국가의 노력과 더불어 시장 참여자 모두의 의지와 실천이 필수적이다.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도시와 농촌간 불균형 문제도 모두의 참여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도시가 아무리 발전해도 농촌이 없다면 가장 기초적인 먹을거리 문제조차 해결할 수 없고, 도시민의 휴식처도 찾을 수 없다.  따라서 도농 간 상생과 균형발전은 도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도시와 농촌의 지속적인 상생을 위해서는 도농 간 교류가 일손 돕기 봉사나, 농산물 구입과 같은 일회성 활동에 그치지 않고, 도시의 기업이 가진 지식과 노하우를 농촌과 공유함으로써 농촌이 도시와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줘야 한다.  이같은 관점에서 한국자산관리공사는 1사1촌 결연 농촌 마을 특산품의 브랜드화와 상품디자인, 마케팅 계획 수립 등을 지원하고,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도시와 농촌이 상생할 수 있는 새로운 협력 모델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이러한 일들은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됐던 농촌을 배려하면서 국가 전체적으로 균형 발전을 이루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도시와 농촌이 서로 협력을 통해 상호 보완하는 것은 결국 우리의 시장경제 시스템을 튼튼히 하고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지난 명절에 고향을 향했던 수많은 차량 행렬을 보면서 고향을 향하는 우리의 마음과 같이 도시의 기업과 농촌이 더불어 상생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장영철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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