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한명숙 전 총리의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불출마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인 박원순 변호사가 야권의 유력 후보로 정리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10년만에 서울시장 자리를 야권이 다시 되찾아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데 의미를 두고 있지만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박 변호사는 민주당 입장에서 보면 외부인사다. 야권 통합후보 선출 절차가 남아있지만 박 변호사가 후보가 되더라도 민주당 입당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도 엄연한 현실이다.손 대표가 13일 박 변호사와의 면담에서 "민주당의 문을 활짝 열려 있다"고 우회적으로 입당을 권유했지만, 박 변호사는 "국민의 생각은 현재의 정당질서가 아니라 무언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답변으로 고사했다.민주당은 박 변호사의 영입의 끈을 놓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14일 "박 변호사가 민주당 경선에 참여하기는 어렵지만 통합 후보가 되고 나면 '기호 2번'의 프리미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민주당이 박 변호사를 받아들일 구심력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여론조사에서 30%대로 진입하면서 한나라당 턱 밑까지 치고 올라왔던 당 지지율은 다시 10%대로 추락했고, 지도부는 서울시장 후보 경선 방식을 놓고 내홍을 겪었다.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돌풍에 손 대표의 지지율도 5%대로 하락했다. 올 4월 분당을 선거 승리로 한 때 15%대에 진입했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10%포인트 정도 떨어진 셈이다.박 변호사와 정면 승부를 겨눌만한 당내 후보가 없다는 점도 위기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안 교수에 이어 박 변호사에게 선거 주도권을 빼앗기면서 '불임정당'이라는 비아냥거림까지 나온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민주당이 제1야당으로서 야권의 '맏형'이라는 말을 하기에도 부끄러운 상황"이라며 "당 대표와 인재영입위원회를 맡고 있는 손 대표가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김달중 기자 dal@<ⓒ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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