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의 마에스트로] '긍정의 힘' 신두철 제이디골프 사장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사업도, 골프도, 인생도 모두 다 즐겁게"신두철(51ㆍ사진) 제이디골프 대표이사의 모토다. 심각한 상황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로 시련을 극복했다. 지금의 아담스골프클럽과 에코골프화가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린 동력이기도 하다. 주름 없는 해맑은 얼굴 역시 '긍정의 힘'인 듯하다. 캘러웨이골프를 비롯해 국내에 무려 8개의 브랜드를 론칭시켜 골프계에서는 '미다스 손'이라 불리는 신 사장을 만났다.▲ "나는 운이 좋다"= 신 사장은 "프레드 커플스는 지난해 마스터스에서 양말을 신지 않고 스니커즈형의 에코골프화를 신었고, 톰 왓슨은 2009년 브리티시오픈에서 자연과 세월에 의연하게 맞서는 모습으로 전 세계의 시선을 끌었다"면서 스스로를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6년 차에 접어든 에코와 지난해부터 공식 수입한 아담스골프가 자연스럽게 탄력을 받았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운은 저절로 생기는 게 아니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지경으로 일로매진한 열매다. 에코 골프화는 특히 4, 50만원대로 사실 '비싼' 제품이다. 신 사장은 그래서 소비자의 어떤 불만도 곧바로 해결하는 사후관리로 발도 편하지만 '비싼 값을 치른 걸 절대 후회하지 않을 제품'이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결과는 아시아 시장에서 최고의 매출을 올리는 성과로 이어졌다. 두 브랜드 모두 공교롭게도 '하이브리드'를 지향한다. 아담스는 페어웨이우드와 롱아이언의 성능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부문에서 투어 사용률 1위를 자랑하고 있다. 에코 골프화는 일상생활 속에서 신을 수 있고, 스파이크가 없는 '스트리트화'로 골프화의 개념을 뒤집어 놓았다. 신 사장은 "두 브랜드 모두 효율성을 극대화했다는 점에서 같은 맥락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타이밍도 한 몫= 불문학을 전공한 신 사장은 대학 졸업과 동시에 외국계 제약회사 영업사원으로 입사했다. 영업 쪽에서는 가장 알아준다는 일명 '약장수'다. 여기서 기본적인 영업과 마케팅의 개념을 터득한 것은 물론이다. 이후 제조업체로 이직해 이번에는 관리를 배웠다. 모든 과정이 결과적으로 지금의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르기 위한 밀알이 된 셈이다. 1992년 골프클럽 유통회사인 워싱톤골프코리아를 시작으로 골프업계와 인연을 맺었다. 고교동창인 신재호 현 클리브랜드 사장과 이상현 현 캘러웨이 사장이 동반자였다. 신 사장은 "당시에는 너무 늦은 시점이 내심 걱정했지만 돌이켜 보면 당시 국내 골프장 숫자가 50여개에 불과했다"며 "300곳에 이르는 지금과 비교하면 결코 늦은 게 아니었다"고 회상했다. 사업도 '타이밍'이다. 1998년 한국 캘러웨이골프에 재직하면서 브랜드는 승승장구했고. 2005년에는 회사를 나와 직접 한국클리브랜드골프를 론칭했다. 그 때도 마침 클리브랜드 소속 선수인 비제이 싱(피지)이 타이거 우즈(미국)를 격파하고 세계랭킹 1위에 오르는 등 전성기를 누려 국내에서도 자리를 잡기에 유리했다. "한국은 특히 사계절이 뚜렷한 기후 여건과 여전히 비싼 그린피가 골프관련 산업 성장의 걸림돌"이라는 신 사장은 "하지만 경쟁이 어려워졌을 뿐이지 여전히 가능성은 충분한 시장"이라고 강조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시장의 인식에 발맞춰 세대와 성별을 나눈 세분화된 프로그램으로 적극 공략한다면 더 많은 인구를 필드로 나오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젊은이를 겨냥하라= 신 사장은 2대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휴대한다. 수시로 '띵동'거리는 알람소리가 울린다. 소통의 창구다. "나이 많은 골퍼가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쓰겠어"라는 선입견은 처음부터 없었다. 회사일부터 지극히 사적인 일까지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가교역할을 한다. "1년 전에 만난 사람도 지금 내가 뭘 하고 지내는지 다 안다"며 웃는 까닭이다. '젊음'은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동력도 됐다. "젊은 직원들이 선택한 감각적인 제품들이 소비자에게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고 한다. 알록달록한 컬러의 스트리트화도 10~20대가 좋아할 만한 스타일이지만 지금은 골프장을 물들이고 있다. "이제는 세계 수주 회의에 가면 각국에서 온 바이어들이 (나에게) 어떤 물건을 고를지 물어 본다"는 자랑이다. 골프채는 고관여상품이다. 비싸기 때문에 덥석 사지 않는다. 여기저기 물어보고 따져보고서야 구입한다. 브랜드 인지도가 구매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아담스골프는 SNS를 통해 긍정적인 소식만 올라온다. 유심히 보면 신 사장의 개인적인 이야기도 늘 즐거운 소식, 웃게 만드는 에피소드들이다. 부지불식간에 아담스골프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준다. 골프철학도 일맥상통한다. 신 사장은 "골프가 추구하는 건 사교이고 재미다"라며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지나친 규제로 오히려 골프를 어렵게 만든다. 제한된 선수에게만 적용되면 그만이고 즐거워야 할 골프가 규칙 때문에 아마추어골퍼들에게 어려움을 줘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손은정 기자 ejson@ 사진=이재문 기자 mo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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