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 팔린 티몬-美를 뚫는 쿠팡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비슷한 상황에서 전혀 다른 선택을 한 벤처 대표 2인이 화제다.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와 김범석 쿠팡 대표. 두 업체는 업계 1.2위를 다투는 경쟁사다. 둘은 모두 미국에서 재학했고, 벤처 경험이 있으며 소셜커머스에 흥미를 느껴 국내로 들어왔다. 그러나 회사 성장을 위한 선택은 완전히 달랐다. 18일 김 대표는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2013년까지 미국 증시에 상장하겠다"고 밝혔다. 신 대표가 미국 소셜커머스 업체 리빙소셜에 회사를 매각한 사실을 발표한 지 2주 만이다. 이날 김 대표는 "거래액, 소비자만족도, 회원수 등 객관적인 평가 지표에서 업계 1위에 올라섰다"며 "국내에서 거둔 성과를 바탕으로 미국 증시에 상장, 세계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쿠팡의 회원수는 518만명. 지난 7월 거래액은 300억원이다. 김 대표는 "연말까지 매출 3000억원을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본다. 이같은 성장세는 미국 그루폰보다도 빠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쿠팡은 미국 상장을 통해 회사 성장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한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는 "상장도 투자의 일환이라 생각한다. 미국뿐 아니라 한국 등 다른 증시에도 상장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

쿠팡의 발표는 이달 초 있었던 티몬의 매각 발표와 묘한 대조를 이룬다. 티몬을 인수한 리빙소셜은 그루폰에 이은 세계2위 소셜커머스 업체다. 계약사항에 따라 구체적인 인수합병 조건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매각 대금은 40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신 대표의 지분이 절반 가량임을 감안하면 그는 2000억원에 가까운 이득을 거둔 셈이다. 신 대표는 현금과 상장을 추진 중인 리빙소셜의 지분을 나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선두를 다투던 티몬이 매각에 이르게 된 원인은 부족한 자금 유동성이다. 매월 벌어들이는 수익보다 더 많은 마케팅비를 지출하며 적자 행진을 이어온 것. 최근 진행한 3차 투자유치가 지지부진해지며 신 대표는 결국 '매각' 카드를 꺼내들었다.두 대표는 자라온 이력도 비슷하다. 미 펜실베이니아대를 졸업한 신 대표는 맥킨지를 거쳐 티켓몬스터를 설립했다. 재직 시절 배너 광고 대행업체인 '인바이트 미디어'를 설립한 경험이 있다. 하버드대를 졸업한 김 대표는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근무하다 국내로 들어와 쿠팡을 꾸렸다. 그 역시 매거진 업체 ‘빈티지 미디어’를 통해 벤처를 맛본 터였다. 한편 일부에서 불거진 매각설을 두고 김 대표는 "회사 설립 초기부터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시작했다. 매각은 전혀 고려치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이승종 기자 hanaru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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