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글로벌 인재로 위기 넘는다

[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글로벌 S급 인재' 확보 지시에 따라 세계적인 명성을 누리고 있는 인사들이 속속 삼성 배지를 가슴에 달고 있다.삼성의 품 속에 들어온 인재 업무 영역도 종전 마케팅 등 영업 쪽에 국한되지 않고 디자인과 소프트웨어 개발 등 다양한 방면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 회장이 소프트웨어 강화를 주문한 만큼 이 분야에서 삼성의 최고 전문가 유치 노력은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17일 삼성전자는 최근 모바일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유명 안드로이드 해커인 스티브콘딕 시아노젠모드 창업자를 영입했다. 콘딕은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에게 최적화 된 커스텀롬(사용자들에 의해 수정된 롬파일)을 만들어 국내외 안드로이드 사용자 사이에서 최고의 개발자로 꼽히는 인물 가운데 하나다. 애플, 구글 등과의 소프트웨어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즉시전력이 될 수 있는 인재를 품은 셈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삼성전자 미국법인 페이스북에는 삼성전자에서 콘딕의 역할을 기대하거나 '다음 구매할 스마트폰은 삼성전자 제품이 될 것'이라는 반응이 수십건이나 달릴 정도로 업계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반도체, 특허 등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곳에서도 어김없이 핵심인재 영입이 진행 중이다. 지난달에는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업체)인 대만 TSMC에서 근무했던 량몽송 칭화대 교수가 부사장급으로, 4월에는 미국의 퀄컴 부사장을 지낸 유병호 변호사가 상무 급으로 각각 자리를 잡았다.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로 꼽히는 크리스 뱅글이 지난달 삼성전자와 제품 디자인 계약을 맺은 것은 업계에 또 다른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전자업계에서는 BMW의 디자인총괄 책임자를 지낸 뱅글이 삼성전자의 휴대전화와 태블릿PC, 생활가전 등에서 어떤 획기전 디자인을 내놓을 지 주목하고 있다.마케팅 분야에서는 블랙베리로 유명한 리서치인모션(RIM) 출신으로는 브라이언 윌러스 부사장, 디온 리벤버그 아프리카 담당 이사 등 3명이 최근 두달 새 삼성전자 행을 택했다. 마케팅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북미 시장의 전력 강화와 아프리카 공략에 따른 포석이다. 지난 6월에는 나이키의 마케팅책임자 출신인 토드 펜들턴이 삼성전자 북미통신법인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부임하기도 했다. 이처럼 최근 삼성전자의 글로벌 인재 영입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이유는 검증된 인재를 통해 즉시 대응해야 할 만큼 글로벌 기업들의 삼성 견제가 심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주력 사업의 업황 변화가 빨라진 만큼 각 분야의 선두에 있는 전문가들을 통한 역량 강화가 더욱 절실해졌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인텔의 경우 SF작가를 채용해 미래를 탐색할 만큼 인재 확보와 등용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이라며 "글로벌 인력들이 얼마나 삼성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느냐가 삼성 경쟁력 강화의 주요한 관건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박지성 기자 jiseo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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