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필리핀발 태풍 '무이파(MUIFA)'가 7일 한반도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또 얼마나 비가 내리려나..?' 걱정이 되면서도 문득 궁금해진다. '무이파..' 어느 나라 말이지? 또 무슨 뜻일까? 언뜻 발음 때문에 파 이름이라고 우길 귀여운 어린 아이도 있을 것이고 나름 상식이 있다는 사람은 어느 나라 말인지 정도는 재빠르게 눈치챘을 것이다. ‘무이파’란 마카오에서 제출한 태풍 이름으로 28일 필리핀 부근 해상에서 발생했다. 어휘 자체는 ‘서양자두꽃’을 의미한다. 이렇듯 우리가 흔히 자주 입에 올리면서도 뜻도 잘 모르는 태풍의 이름. 이번 기회에 속속들이 알아보자.#1. 태풍에 이름이 생긴 건 언제부터?1999년까지 태풍에는 이름이 없었고 세계기상기구(WMO) 규정에 따라 일본 도쿄에 위치한 "지역특별기상센터(RSMC)"에서 "9907"(199년 제7호 태풍)과 같은 번호만 공식적으로 부여돼 왔다.다만 괌에 위치한 태풍합동경보센터(JTWC)에서 태풍 구분을 쉽게 하기 위해 편의적으로 영문 이름을 붙여왔다. 1978년 이전까지는 쭉 여성 이름만 태풍의 이름으로 사용하다가 남녀차별이라는 여성운동가들의 주장에 따라 이후 남녀 성을 번갈아 사용했다. 그러던 중 1997년 열린 제30차 태풍위원회에서, 2000년부터 모든 태풍에 각 회원국의 고유 언어로 만든 이름을 10개씩 번갈아 쓰기로 결정했다.이에 따라 태풍의 영향을 받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북한, 미국, 중국, 일본, 캄보디아, 홍콩,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라오스, 마카오, 미크로네시아 등 14개국에서 10개씩 제출한 총 140개의 이름을 세계기상기구(WMO)가 태풍에 공식적으로 명칭을 붙이고 있다.140개 태풍 이름은 28개씩 5개조로 나뉘어 국가명 알파벳 순서에 따라 차례로 붙여지며, 140개를 모두 사용하고 나면 1번부터 다시 사용된다. 태풍이 보통 연간 약 30여개 발생하므로 전체 이름이 한 번씩 다 사용되려면 보통 4~5년이 소요된다. 한편 피해가 컸던 태풍 이름은 다시 쓰지 않으며 그 예로, 2005년 9월 우리나라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 태풍 '나비(Nabi)'의 이름은 다른 것으로 대체될 예정이다.현재 우리나라에서 제출한 태풍 이름은 개미, 제비, 나리, 너구리, 장미, 고니, 수달, 메기, 노루, 나비 등이고 북한이 제출한 이름은 기러기, 소나무, 도라지, 버들, 갈매기, 봉선화, 매미, 민들레, 메아리, 날개 등 각각 10개다.#2. 한반도를 휩쓸었던 '악명 높았던' 태풍, 뭐가 있었을까?▶태풍 루사(RUSA)
태풍 루사는 2002년 8월30일에 발생해 9월1일 소멸됐다. 루사는 말레이시아에서 제출한 이름이다. '삼바사슴'이란 의미를 지닌 루사는 그러나 이름과는 어울리지 않게 최대 순간풍속 39.7m/s, 중심최저기압 970hpadml 대단한 강풍으로 한반도를 휩쓸었다. 그 결과 약 5조1000억 원의 재산 피해와 사망과 실종을 포함 246명의 인명 피해를 냈으며 당시 강릉에는 870.5mm의 비가 쏟아져(8월30일) 일일 강수량 최고 기록을 세웠다. ▶ 태풍 매미(MAEMI)
태풍 매미는 2003년 9월12일 발생해 9월13일 소멸됐다. 매미는 북한이 제출한 이름으로 곤충 '매미'에서 딴 이름이다. 한반도 상륙시 세력은 모든 태풍 중 최강급으로 보고됐다.당시 경상도를 중심으로 약 4조2000억 원의 재산 피해를 냈으며 남해엔 일 410mm의 비가 쏟아져 역대 일 최대 강수량 6위를 기록했다. ▶ 태풍 에위니아(EWINIAR)
태풍 에위니아는 2006년 7월9일 발생해 7월29일 소멸됐다. 에위니아는 미크로네시아연방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폭풍의 신'이라는 의미를 지녔다. 태풍의 규모 자체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태풍 상륙 전후로 장마와 집중호우가 이어지면서 피해를 키웠다. 이에 약1조8000억의 재산 피해를 냈으며 한반도 전역에 200mm가 넘는 비를 뿌렸다.▶ 태풍 나리(NARI)
태풍 나리는 2007년 9월13일 발생해 9월18일 소멸됐다. 나리는 우리나라가 제출한 이름으로 식물 '나리'에서 딴 이름이다. 태풍 중심기압이 935hpa로 국내 최대 피해를 입힌 매미와 버금가는 기록을 세웠다. 당시 약 1500억 원의 재산 피해를 냈으며 제주도에는 일 420mm의 비가 내려 역대 일일 최대 강수량 5위를 기록했다. 장인서 기자 en1302@<ⓒ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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