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수출업체 3중고..수출업체가 밝히는 경제 현실은?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 수출업체들의 고민을 살펴보면 중국 경제의 현실이 파악된다. 무역수지에서 매 월 두 자릿수 수출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증가폭이 눈에 띄게 줄어 수출업체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그나마 해외 영업을 잘 해서 매출이 늘어난 기업이 있어도 근로자 임금을 올려주고 결제대금으로 받은 달러를 위안화로 환전하면 남는게 없다.◆"수출할 곳이 없다"=25일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수 만개의 중국 제조업체, 수출업체들이 글로벌 경제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과 점점 악화되고 있는 내수, 수출 경기 때문에 위기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중이다. 3년전 글로벌 금융위기 폭풍이 불었을 당시 "최악의 시기가 왔다"라고 생각했던 수출기업 광둥중청화공(廣東中成化工·Guangdong Zhongcheng Chemicals Inc)의 해외영업부 대표 양씨는 당시의 판단이 잘못됐음을 요즘 절실히 깨닫고 있다. 양씨는 최근 브라질, 콜롬비아 해외출장을 떠나기 위한 준비를 하는데 분주하다. 그동안 주요 수출 시장이었던 미국, 유럽, 일본에서의 차아황산소다 나트륨(Sodium Hydrosulfite) 수출 감소분을 새로운 이머징마켓에서 만회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남미와 동남아 지역 이머징 국가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할 시기가 왔다"며 "올해 2분기는 2008년 4분기 보다도 더 경기가 안 좋았을 정도"라고 하소연했다.중국 상무부의 장지 기계전자수출입부 심의관은 "중국의 수출 증가율은 1~6월 24% 증가하며 여전히 두 자릿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그 폭이 둔화되고 있어 수출업체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올 하반기 수출 증가폭 감소로 많은 중국 기업들이 파산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근로자 임금 인상으로 남는게 없다"=광둥중청화공은 2008년 이후 지금까지 계약직 근로자의 임금을 50~100% 인상했다. 올해 상반기 전체 직원의 임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0% 가량 올랐다.중국의 대표적인 원목 마루 수출업체인 선전 예칼룬개발(Shenzhen Yekalon Development)도 해외 영업에 박차를 가한 결과 올해 상반기 50%의 해외매출 증가 성과를 안았지만 남는 이익이 없다고 털어놨다. 허이신 예칼룬개발 대표는 "근로자들의 임금 인상분을 반영하다 보니 제품을 많이 팔아도 수지타산이 안 맞는다"며 "일부 근로자들은 올해 임금을 두 배로 올려줘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중국 중앙정부는 빈부격차 및 소득불균형 해소를 위해 2015년까지 근로자들의 최저임금 을 꾸준히 상향 조정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잡고 있다. 최저임금을 연평균 13%씩 상향 조정해 도시 근로자 평균 임금의 40% 수준으로 맞추겠다는 목표다. 올해 1분기에만 13개 성(省)과 시(市)가 최저임금 상향 조정에 동참했고, 그 상향 폭은 21%나 됐다. ◆"위안화 절상으로 환율 메리트 없다"=위안화 절상 추세가 계속되는 것도 중국 수출업체들이 떠안은 고민거리 중 하나다. 결제대금으로 받은 달러화를 위안화로 환전할 경우 시간이 갈수록 점점 그 액수가 적어지기 때문이다. 환차손을 감안해 수출 제품 가격을 올리자니 중국 제조업체의 가장 큰 무기인 가격 경쟁력이 없어져 이 또한 쉽지 않다.지난해 6월 중국이 환율제도를 기존 달러화 고정환율제에서 관리변동환율제로 전환한 이후 위안화 가치가 지금까지 5.6% 이상 절상됐다. 25일 중국 인민은행이 고시한 달러·위안 환율을 6.4503위안이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22일에는 환율이 6.4495위안으로 떨어져 위안화 가치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인플레이션 억제 효과가 있는 위안화 절상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 2~3%의 추가 절상을 예고했다.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이례적으로 위안화 절상을 압박하고 나섰다. IMF는 지난 20일 중국 경제 연례 보고서를 통해 "위안화 가치가 상당히 저평가 돼 있다"며 "IMF 패널 위원들은 계산 방법에 따라 위안화 가치가 달러화에 대해 3%에서 최고 23%까지 저평가 돼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위안화 환율 추이(그래프: 차이나데일리)

박선미 기자 psm82@<ⓒ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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