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나홀로 금 내다파는 이유는?

[아시아경제 이현정 기자]2년 전 글로벌 경기침체에 빠졌을 당시 달러화의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되자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금본위제(골드스탠더드)'로의 회기를 제안하며 금을 사들였다. 최근에도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금 비축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러시아는 2년 전과 달리 오히려 금을 내다팔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러시아의 금광회사들은 국제시장에 금을 내다팔고 있고 러시아 역시 금 거래 규제를 완화해 신속히 수출 거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러시아는 금융위기 이후 급속히 늘어난 국가부채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은행(WB)도 최근 "러시아가 재정지출을 줄이지 않는다며 2030년까지 그리스와 같은 재정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가 현재 유가 상승으로 원유 수출 덕에 버티고 있지만 엄격한 거시경제정책이 뒤따라주지 않는다면 무역적자에 허덕이게 될 것이라며 금 매도를 통해 어느정도 필요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금은 유가와 달리 경기 후퇴기에 달러화의 대체 투자수단으로써의 가치가 오르며 가격이 상승한다. 따라서 러시아는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글로벌 경기가 불확실한 현 시점이 금을 내달팔기 가장 좋은 시기라는 판단한 것이다. 8일 금 8월 인도분 선물값은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전일보다 1.4달러 올라 31.1g(온스)당 1530.6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6월 22일 이후 2주만에 최고수준으로 올라섰다. 금 가격은 지난 2년 동안 62%나 뛰었다.러시아는 매우 불일정하게 금을 사들이기도 하는데 이는 외환보유액 가운데 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유지하기 위해서일 뿐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금이 러시아의 외환보유액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7.8%로 지난해 5.3%보다 다소 늘었다. 그러나 이는 글로벌 평균 12.1%를 한참 밑도는 수준이다. 미국의 외환보유액 중 금의 비중은 74%에 달하며 독일과 이탈리아도 각각 70.8%, 69.2%나 된다. 지난해 러시아의 금 생산규모는 203메트릭톤으로 중국, 호주, 미국에 이어 세계 4위 금 생산국이다. 이현정 기자 hjlee303@<ⓒ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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