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이번에는 꼭..."8일 오후 4시 SK텔레콤과 STX가 하이닉스 인수 의향서(LOI)를 각각 제출하면서 하이닉스 인수전이 막을 올렸다. 그동안 M&A 시장의 단골 매물로 숱하게 오르면서도 정작 주인을 찾지 못했던 하이닉스의 오랜 방황이 이번에는 해피엔딩으로 끝날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자산 16조원, 매출 12조원으로 대기업 집단 서열 23위인 하이닉스는 그 전신이 1983년 창립한 현대전자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시절 반도체 사업 진출을 결심하고 현대중공업에 준비 작업을 지시해 설립한 것이 지금의 모태가 됐다.현대전자는 1996년 기업 공개(IPO)를 실시한데 이어 1999년 10월 외환위기에 따른 정부 빅딜 정책에 따라 LG그룹의 LG반도체를 흡수 합병했다. 이 과정에서 15조원8000억원의 차입금이 발생해 재정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D램 값 폭락과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2001년 3월 사명이 하이닉스반도체로 바뀌고 그해 8월 현대그룹에서 계열분리되면서 10년 방황은 시작됐다. 이후 채권단이 보유한 전환사채(CB)를 출자 전환하고 최대 주주가 현대상선에서 외환은행으로 바뀌는 등 우여곡절도 겪었다.이 와중에도 채권단은 2005년 중국 장쑤성 우시시에 현지 합작공장을 착공한데 이어 2007년 충북 청주 M11 공장을 세우는 등 경쟁력 확보에도 나섰다. 오늘날 하이닉스가 세계 2위 반도체 업체로 성장한 데는 그 당시 채권단의 강력한 연구개발(R&D)에 따른 결과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하이닉스가 정상 기업으로 회복됐다고 판단한 채권단은 2009년 9월 마침내 새 주인을 찾기 위해 채권단 지분(28.07%)의 매각 절차를 밟았다. 그 결과 효성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MB(이명박 대통령) 사돈기업'이라는 특혜 시비에 휘말리면서 첫번째 M&A는 무산됐다. 채권단은 2010년 1월 2차 매각을 시도했지만 인수 의사를 밝힌 기업이 나타나지 않아 또 다시 실패하고 말았다.그로부터 1년5개월이 지난 지금 하이닉스는 중대 기로에 섰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이어 본협상 등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이번만큼은 10년 방황에 마침표를 찍을지 업계의 눈길이 집중되고 있다.이정일 기자 jayle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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