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제1야당 원내사령탑이 취임 40일 만에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 22일 김진표 원내대표가 KBS 수신료 인상안을 28일에 표결 처리하는데 합의했지만, 해당 상임위인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최고위원들의 반발로 하루 만에 입장을 번복했다.수신료 인상안 처리 문제는 일단 KBS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방송법 개정을 선결조건으로 처리한다는 입장으로 매듭지었다. 이로 인해 여야 원내대표 합의문은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깨졌다. 결국 한나라당의 수신료 인상안 강행 처리의 명분을 줬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합의를 하자고 제안한 쪽도, 일방적으로 깬 쪽도 민주당이다.책임을 놓고 당 지도부인 최고위원회와 원내대표단과 대립하고 있다. 손학규 대표 측 관계자는 "김 원내대표가 한나라당과 합의 해 놓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손 대표가 '원내대표단과 충분히 논의해서 처리한 것이냐'고 물었고, 김 원내대표가 '그렇다'고 말했다"고 전했다.정동영 최고위원은 "당 노선과 정체성이 걸린 문제인데 지도부와 협의하지 않고 결정한 것은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지적했고, 천정배 최고위원은 "이런 바보 같은 '2중대'가 없다"며 원내대표단을 비판했다.원내대표단의 주장은 정 반대다. 원내대표단의 핵심 관계자는 24일 "김 원내대표가 손 대표에게 상황들을 설명했고 합의 과정에서 충분히 말했다"며 "김 원내대표가 손 대표에게 전화한 것을 직접 옆에서 들은 것만 2번인데, 사후 보고했다고 주장하는 것인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당내에서는 김 원내대표가 6월 임시국회에서의 성과에 너무 집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취임 직후 첫 무대였던 5ㆍ6 개각 인사청문회에서 한 명의 낙마자도 나오지 않아 조급했다는 것이다. 직전 원내대표였던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제시했던 4대 필수과목인 '세금 탈루, 부동산 투기, 위장 전입, 병역 기피'에 해당되는 후보자가 다수인데다 여당의 4ㆍ27 재보선 참패 이후 첫 청문회였다는 점에서 원내전략이 실패했다는 혹평을 받았다. 때문에 김 원내대표가 이번 임시국회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해 여야 대립보다 협상에 무게를 뒀다는 것이다.당 일각에서는 당 지도부의 무책임한 리더십이 근본적인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지난 박 전 원내대표 시절 한ㆍ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여야 합의 처리를 최고위원회의에서 제동을 걸었던데 이어 이번에도 뚜렷한 대안 없이 원내대표의 협상권을 무력화했다는 것이다. 또 손 대표가 김 원내대표로부터 첫 보고를 받은 뒤 지도부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하지 않고 다음날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도 현 지도부의 상황 판단력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김달중 기자 dal@<ⓒ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경제부 김달중 기자 dal@ⓒ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