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소비자물가가 5개월째 4%대에 머물고 있지만, 오름세는 주춤하다. 지난 3월 4.7%까지 치솟았던 전년동월비 상승폭이 4월 4.2%에서 5월 4.1%로 줄었다. 봄 채소가 풀리고 수급에 여유가 생겨 채소·과일 값이 떨어진 게 도움이 됐다. 하지만 추세적인 물가 상승세는 여전하다. 농산물과 석유류처럼 계절과 수급의 영향을 크게 받는 품목을 빼고 보는 근원물가는 한 달 새 0.5%, 1년 새 3.5% 올랐다. 정부는 이미 연간 물가 전망치 수정을 예고한 상황. 물가 흐름을 고려하면, 6월 말 내놓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종전 '3.0% 내외'이던 거시경제목표를 '4.0% 내외'로 수정할 가능성이 높다. 상반기 물가 오름폭이 컸던데다 하반기 공공요금 줄인상이 예고돼 있어 종전 전망치를 고수하는 게 무의미한 상황이라서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도 인사청문회를 통해 "3.0% 수준의 물가 달성은 어렵다"며 전망치 수정 의사를 밝혔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5월 물가는 4월과 같은 수준이지만,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4.1% 높았다. 물가 흐름의 척도가 되는 전년동월비 상승폭은 1월 4.1%를 시작으로 2월(4.5%)과 3월(4.7%), 4월(4.2%)과 5월(4.1%)까지 내리 4%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우상향 그래프가 오른쪽 아래로 방향을 틀었다는 점이다. 5월에는 농산물 가격이 안정되면서 물가 급등세가 다소 진정되는 기미를 보였다. 채소와 과일, 어패류 시세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1.3% 올랐지만, 한 달 전보다는 9.0% 하락했다. 단 석유류를 중심으로 한 공업제품은 한 달 새 0.7%, 1년 새 5.9% 올랐고, 물가 가중치가 높은 서비스 가격도 한 달 전보다 0.3%, 1년 전보다 2.8% 상승했다. 품목별 가격 흐름을 살펴보면, 한 달 전보다 금반지(2.7%)와 핸드백(10.0%), 스낵과자(6.2%), 도시가스비(4.6%), 국제항공료(4.5%) 등이 올랐다. 대신 배추(- 56.7%)와 파(-32.2%), 참외(-21.1%), 열무(-39.0%) 시세는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졌다. 1년 전 가격을 기준으로 하면 금반지(18.6%)와 경유(13.9%), 등유(25.8%), 치과진료비(3.3%), 전세(4.3%), 외식용 돼지갈비(14.3%), 미용료(8.4%) 등이 비싸졌고, 쇠고기(국산·-14.2%)와 양파(-35.5%), 파(-33.7%)는 값이 내렸다. 박연미 기자 chang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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