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히드마틴 그리즈월드 부사장 인터뷰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인도네시아 국방부가 12일 훈련기 도입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에 T-50 고등훈련기를 선정했다는 소식에 그 누구보다 기뻐하는 외국인이 있다. 미국의 방산기업 록히드마틴(Lockheed Martin Corporation)에서 T-50해외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마이크 그리즈월드(Michael R. Griswold)부사장. T-50의 미국시장 수출가능성을 알리기 위해 지난 8일 방한한 그는 인도네시아 소식에 더 자신감에 차 있었다. 그를 만나기 위해 13일 오전 서울시내 한 호텔을 찾아 미국시장 진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그리즈월드 부사장은 첫 마디부터 "T-50의 다음 수출시장은 미국이 유력하고 가장 자신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어 "록히드마틴은 미공군의 주력전투기인 5세대 스텔스 F-22를 생산하고 있다"며 "이 기종의 조종사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T-50훈련기만한 기종은 없다"고 덧붙였다.T-50 개발비는 우리나라 정부가 70%, KAI가 17%, 록히드마틴이 13%를 부담했다. 특히 KAI와 지난 2000년 공동으로 마케팅회사인 TFI(T-50 International)를 설립, 이미 초기 핵심대상국을 선정해 집중적인 마케팅활동을 하고 있다. 그리즈월드 부사장은 "작년 싱가포르와 아랍에미리트(UAE)의 T-50수출 실패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지 않느냐"는 질문에 싱겁게 웃었다. 그는 "우리는 T-50에 대해 조급함을 느끼지 않는다"며 "중장기적으로 그 어느 고등훈련기보다 자신이 있기 때문에 수출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싱가포르와 UAE시장은 훈련체계까지 포함한 문제이기 때문에 복잡했다"며 "미국수출이 이뤄지면 그동안에 쌓였던 의심들은 모두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미공군은 초음속 고등훈련기 획득사업(T-X)을 추진중이며 전체 고등훈련기시장중에서 비중이 가장 크다. 미공군의 T-38훈련기 300여대는 2012년까지 운용할 예정이며 차기훈련기를 선택할지는 내년 초까지 최종 결정해야 한다. 2014년 기종이 결정되면 미 공군은 2017년부터 순수 고등훈련기 350대, 전술입문기 100~150대, 훈련 시뮬레이터 45대를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500대의 고등훈련기 구매를 계획한 미국은 T-50과 M-346, 영국의 호크-128을 후보기종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T-50은 미국 방산업체인 록히드마틴과 공동 개발한 제품이어서 1대를 팔 때마다 이 회사에 150만 달러의 로열티가 돌아가기 때문에 미군 입장에선 외국 제품을 구매한다는 부담을 덜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에 T-50 500대를 수출한다면 KAI는 100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된다.T-50 16대가 인도네시아로 수출될 경우 미화 약 6억5000만 달러의 생산 유발 효과가 있고, 7700명에 달하는 신규 고용도 기대해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T-50의 수출은 특히 장기침체의 늪에 빠져 있는 중소업체에도 희소식이다. T-50 제작이 시작되면 중소 협력업체 70개사에서 1700여명의 인력이 동원되기 때문이다. 협력업체에 지불되는 금액도 수출액 4억 달러의 약 38%인 1억5000만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높은 부가가치율도 눈길을 끈다. 항공산업은 완제품이 고가인 반면 기초원자재 투입 비중이 낮아 부가가치율이 44%에 달한다. 고(高)부가가치 제품의 '대표주자'인 자동차(25%)의 2배에 가까운 수치다. KAI는 T-50의 수출이 1억7000만 달러 상당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리즈월드 부사장은 "미국시장의 마케팅은 우리가 주도할 것"이라며 "F-16을 사용하는 폴란드, F-35를 수입할 이스라엘시장도 너무나 잘아는 시장이기때문에 우리가 도움을 많이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공군이 필요한 것은 전술입문기 TA-50과 고등훈련기 T-50 중 어느 기종이냐는 질문에는 "어느 하나 놓칠 수 있는 기종은 없다"며 "T-50훈련기는 전술입문기로 전환이 가능해 더 장점이 부각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시장이 열린다면 록히드마틴-한국항공의 T-50 과 보잉-아에르마키의 M-346이 맞붙게 된다. 경쟁자를 이길 비장의 무기를 보여달라는 기자에게 그는 "5세대 전투기조종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최고 성능이 필요하다"며 "그것이 어떤 기종인지는 미공군이 더 잘 알 것"이라고 장담했다. 한국이 차세대전투기로 록히드마틴의 F-35를 선택할경우 미국이 우리의 T-50을 선택할 확률에 대해서는 "한국정부에 달린 것 아니겠냐"고 반문하며 "한미의 공군전력은 연동될 수 있는 체계들이 많아 강점"이라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사진=윤동주 기자 doso7@<ⓒ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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