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한국은행이 4월 기준금리를 3.0%로 동결했다.12일 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전월과 동일한 3.0%로 유지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가파른 물가 상승압력에도 불구하고, 2개월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역사적으로도 기준금리를 통화정책 수단으로 사용하게 된 이후 한은이 2개월 연속 금리인상을 단행한 것은 단 한 번(2007년 7월·8월) 뿐이다.올해만 놓고 보면 1,3월에 올리고 2,4월에 동결하는 식의 '격월 인상' 흐름이 눈에 띈다. 김중수 한은 총재가 통화정책의 기본 방침으로 밝힌 '베이비스텝(아기 걸음걸이 같은 점진적인 금리인상)'을 충실히 따라가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 경기는 급속도로 회복되고 있지만, 대내외 경제불안 요인이 여전히 남아있는 것도 금리인상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그 중에서도 금리를 쉽게 올릴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800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의 가계빚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가계빚 규모는 795조원을 기록했고, 올해 들어서는 800조원을 넘은 것으로 추산된다. 금리를 1%만 올려도 가계가 부담해야 할 빚이 8조원 늘어나는 셈이다. 또 가계빚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잔액 역시 지난 3월 29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 지진 사태와 중동·아프리카(MENA) 지역의 정치불안 등 대외불확실 요인도 여전히 발목을 잡는다. 특히 일본의 경우 지진 사고가 원자력 발전소의 위기로 확산됐으며, 최근에는 사고 등급이 체르노빌 원전사고와 동일한 7등급으로 상향돼 세계경제의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중동의 주요 불안요인으로 지적됐던 리비아 사태는 연합군의 압박으로 어느 정도 진정됐으나, 타국으로 정치 불안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지난해 배럴당 95달러 수준이었던 유가는 벌써 120달러를 넘어섰다. 하지만 물가안정을 추구해야 하는 한은이 높은 물가압력을 보고도 그냥 지나쳤다는 비난은 피할 수 없게 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3개월 연속 소비자물가가 4%대를 기록했고,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주는 3월 생산자물가 역시 전년동월대비 7.3% 올랐다. 기대인플레이션은 1,2월 3.7%를 기록한 데 이어 3월에는 3.9%까지 올랐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코어인플레이션) 역시 2개월 연속 3%대를 기록했다. 이지은 기자 leez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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