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미국 기업들의 순익 증가세가 큰 폭으로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지난해 높은 실적을 올린 미국 대기업들은 최고 경영진(CEO)들에게 지난 금융위기 이전 수준의 연봉을 안긴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금융정보회사 톰슨로이터를 인용, “S&P500지수에 상장된 기업들의 주당순익(EPS)이 지난해 4분기의 경우 41% 늘어났다”면서 “그러나 1분기의 경우 13.6% 증가에 그칠 것”이라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S&P500 기업 중 3분의 2 이상이 이번달에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1분기 어닝시즌은 향후 증시의 방향타 구실을 할 것으로 투자자들은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기업들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유가는 기업들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1분기 중 17% 가량 급등했고 3월 한달 동안에만도 10%의 상승률을 보였다.필수 소비재를 제외한 소비재 업종들의 EPS는 전망치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10%의 증가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틸리티 업종의 EPS는 전년동기 대비 4.7% 줄어들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S&P500 기업의 1분기 EPS가 25센트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원자재 관련 업종의 실적은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톰슨 로이터에 따르면 원자재업종의 EPS는 전년동기 대비 무려 4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에너지 업종 역시 23%의 순익 증가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CEO 연봉전문 분석업체 에퀼라를 인용, “미국 200대 주요 기업 CEO들의 지난해 평균 연봉이 960만달러(약 104억원)를 기록, 전년 대비 12% 올랐다”면서 “이는 이들 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순익이 무려 29.2% 늘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연봉왕은 미디어 기업 비아콤의 필리페 다우만 CEO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는 주식을 합쳐 무려 8450만달러를 챙겼다. 정유회사 옥시덴탈 페트롤리움의 레이 이라니 CEO가 7610만달러로 2위, 소프트웨어업체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 CEO는 7010만달러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기업 실적 개선이 CEO들의 임금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NYT는 대기업 실적 개선 효과가 국민들에게까지 퍼지는 ‘트리클 다운(trickle down)’이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대기업들이 고용을 늘리는 것을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3월 실업률은 8.8%로 넉달 동안 무려 1%포인트 하락했다. 그러나 NYT는 “실업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실업률이 앞으로 급속히 떨어질 것으로 생각하는 전문가들도 없다”고 지적했다. 기업지배구조 평가기관인 거버넌스 메트릭스 인터내셔널은 “미국 대기업 CEO들의 임금은 두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하며 위기 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평사원들의 임금은 단 2.1% 오르는 데 그치고 있다”고 밝혔다. 조해수 기자 chs90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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