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서울 강남 재건축의 뇌관에 불이 붙었다. 개포주공, 개포시영 등 아파트 32개단지, 2만8704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강남구 개포택지지구 재건축안이 통과됐기 때문이다. 2007년 5월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위한 용역에 착수한 이래 4여년 만이다. 서울 강남권 '미니 신도시' 프로젝트란 평가를 받았던 개포지구가 강남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시장의 관심도 뜨겁다.
4만여 가구의 미니신도시로 탈바꿈하는 개포택지지지구 조감도
◆자연과 문화가 공존하는 미니신도시로 재탄생= 서울시가 확정한 계획안에 따르면 개포지구 내 아파트는 현재 2만8704가구에서 4만1135가구로 1만2431가구가 늘어난다. 아파트 층수는 현재 저층 아파트가 들어선 제2종 일반주거지역은 평균 18층 이하로 하고 최고층수는 35층 이하로 정했다.원주민의 재정착과 임대주택 수요자를 위해 소형주택 공급도 확대한다. 전용면적 60㎡ 이하의 소형아파트는 기존 3805가구에서 4080가구로 275가구를 추가한다. 또 3개 이상의 방을 가진 아파트에 별도의 현관을 설치해 방 하나를 임대할 수 있는 부분민간임대주택도 6857가구로 지어진다. 주변 기반시설 역시 재정비된다. 도로면적은 현재 65만m²에서 79만m²로 확대된다. 공원과 녹지도 79만m²에서 87만m²(약 26만3636평)로 늘어난다.류훈 서울시 도시관리과장은 "개포지구는 1981년 택지개발사업이 시행된 이후 주거ㆍ사회환경의 변화와 공동주택 노후화 등으로 개별적인 재건축 요구가 증대되고 있다"며 "이번 재건축안은 자연과 문화가 공존하는 방향에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집값 폭등 화약고 될까?= 개포지구는 규모가 큰 데다 입지 여건이 뛰어나 강남권 재건축 단지 가운데서도 단연 '최고'로 꼽힌다. 이번 개포지구 재건축안 확정이 부동산 시장 침체로 하락세를 보였던 강남 재건축 시장을 다시 들쑤실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개포지구 재건축안 통과 발표 후 아직 매수세가 감지된 것은 없다. 재건축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개포주공1단지 전용면적 36.36㎡형의 경우 현재 6억8500만~7억1000만원선에 매물이 나와 있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2000만원 정도 떨어진 상태다. 하지만 이번 재건축안 통과를 계기로 하락세를 보이던 이 일대 아파트값이 하락세가 멈출 것이란 게 대다수 의견이다. 개포지구가 강남 재건축 시장의 '바로미터'란 점을 감안한다면 이같은 분위기는 곧 강남 재건축 시장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 개포동 강남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이후 이 일대 아파트 거래가 끊긴 상태"라며 "취득세 감면 혜택 연장과 함께 재건축안이 통과되면서 문의전화가 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재건축 기대심리로 이미 가격이 올라있는 상태인 데다 대출금리 상승 등이 맞물려 있어 이번 결정이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있다. 개포동 우진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오늘 문을 열고 상황을 봐야 알겠지만 금리가 오르는 상황이라 대출받아서 사겠다는 수요를 기대하기가 어렵다"며 "지금 투자하면 수익이 나겠다는 인식도 많이 결여된 상태"라고 말했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대표는 "개포지구의 재건축안이 통과됐다는 것 자체가 호재인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면서 "장기적으로 강남 주변의 재건축 시장에 영향을 끼치겠지만 단기적으로 재건축 통과가 거래 활성화로 바로 연결될 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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