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영의 펀드브리핑] 스타일이 명확한 펀드로 분산투자하라

민주영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투자지혜연구소장
좋은 펀드란 어떤 펀드일까? 투자교육현장에서 이런 질문을 하면 상당수 투자자들이 '수익률 높은 펀드' 라고 답한다. 여기에다가 이왕이면 '안정적인 고수익'을 덧붙이기도 한다. 궁극적으로 펀드 투자를 하는 이유가 수익을 얻기 위한 것이니 당연한 답변이다. 하지만 항상 안정적이고 수익률 높은 펀드란 존재하지 않는다. 만일 그런 펀드가 있다면 모든 사람들이 그 펀드에 가입해 부자가 됐을 것이다. 어떤 펀드든 주로 투자하는 자산의 가격 움직임에 따라 성과가 출렁일 수밖에 없다. 미국의 펀드 리서치 회사인 러셀인베스트먼트가 지난 2010년에 조사한 결과를 보면 펀드의 성과가 항상 좋을 순 없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과거 3년, 5년 누적수익률 20위권 내 펀드를 역추적해본 결과 해당 기간 동안 매년 상위 25%를 유지한 펀드가 단 하나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3년 누적수익률 20위권 안에 드는 펀드를 보니 이중 14개가 2007년 상위 25%에 들었고 이 가운데 4개만이 2008년에도 25% 순위권을 유지했다. 하지만 2009년에는 상위권에 든 펀드가 하나도 없었다. 기간을 늘려 5년 누적순위 20위권에 드는 펀드를 뽑아 비교해 보니 2007년 18개, 2008년 7개, 2009년 2개, 2010년 0개로 집계됐다. 이는 주식시장 변화에 따라 특정 스타일의 펀드 성과가 높았다, 낮아졌다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중소형주 위주로 편입하면서 가치투자 전략을 펴는 운용사라면 2007년 증시 활황기에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지만 2008년에는 상위권으로 도약했다. 결국 주식시장은 변하고 여건도 변하기 때문에 한 가지 운용스타일이나 한 종류의 펀드가 항상 성공할 수 없는 것이다.어떤 투자자는 '그렇다면 가치주가 오를 땐 가치주를 편입하고, 성장주가 오를 땐 성장주에 투자하면 항상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냐'고 되묻기도 한다. 이론적으로는 맞는 이야기이지만 실제로는 존재하지 못 한다. 이는 마치 얼짱이면서 몸짱인데다 재산도 많고 성격도 좋은 '완벽한' 배우자를 찾는 것처럼 불가능한 일이다. 혹시 신(神)이 운용하는 펀드가 있다면 모를까, 어떤 펀드매니저든 가치 투자나 혹은 모멘텀 투자든 한 가지에 강할 뿐이다. 따라서 다른 가치투자들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데 어떤 가치펀드가 다른 종류의 펀드보다 수익률이 좋다면 칭찬할 일이 결코 아니다. 이는 가치투자를 표방하는 펀드가 가치주에서 벗어나 다른 스타일의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면 단기적으로 수익률이 좋아질 수도 있겠지만 머지않아 고꾸라지고 만다. 가치주가 부활할 때 스타일을 이탈한 펀드는 수익률 반등을 온전하게 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따라서 가장 좋은 투자전략은 자산을 서로 다른 스타일의 펀드에 나눠 투자하는 것이다. 그러면 언제나 내 자산이 가장 수익률이 높은 스타일의 펀드에 들어있을 것이다. 이렇게 나눠서 투자하는 것이 펀드를 자주 갈아타는 것보다 훨씬 유리하다. 펀드를 샀다 팔았다 하면서 이 펀드에서 저 펀드로 옮겨 다니는 것은 금융회사만 배 불려주는 투자방법일 뿐이다.

증권부 김현정 기자 alphag@ⓒ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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