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 드러나는 3대 지주사 새 얼굴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금융권을 이끌어갈 차기 수장들의 얼굴이 하나둘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이팔성 회장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며, 신한금융지주는 한택수 국제금융센터 이사회 의장과 한동우 전 신한생명 부회장의 가능성이 높다. 또한 10일 이사회를 개최하는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김승유 현 회장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당초 최대 변수로 꼽혀온 강만수 대통령 경제특보 겸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은 금융권이나 정치권의 잡음을 막기 위해 결국 시중 금융지주사 회장직을 고사했다. 이에 마지막 남은 산업은행 자리를 놓고 강 특보의 움직이에 귀추가 주목된다.◇우리, 이팔성 회장 '유력'=우리금융지주가 9일 오후 5시 차기 회장 후보 공모를 마무리한 가운데 이 현 회장을 비롯해 김우석 전 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 김은상 삼정KPMG 부회장 등 총 4명이 지원했다. 나머지 한 명은 경영계획서 등 필수 서류를 제출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져 사실상 우리금융 회장 후보는 3명인 셈이다.반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강 특보는 지원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이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 회장은 우리금융의 최우선 과제인 '민영화' 과정을 주도해왔다는 점에서 민영화를 마무리 지을 적임자로 꼽혀 왔다. 이 회장이 연임에 성공할 경우 지난 2001년 우리금융 출범 이후 첫 회장 연임 사례가 된다. 우리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이번주 공모 서류 심사를 통해 후보군을 걸러낸 후 14일께 후보자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후 회장 내정자를 확정한 후 3월4일 열리는 이사회의 승인을 거쳐 3월25일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된다.◇신한, 한택수 VS 한동우..최영휘 '복병'=한 의장, 한 전 부회장, 최 전 사장, 김병주 서강대 명예교수 총 4명으로 압축된 신한금융은 오는 14일 최종 후보 1명을 선정한다. 현재 한 의장과 한 전 부회장의 선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최 전 사장이 복병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 의장은 라응찬 전 회장이 사임한 직후부터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다. 주일재무관 시절 신한은행의 일본 현지법인 SBJ 설립에 기여하면서 재일교포 주주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다. 라 전 회장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한 전 부회장도 사퇴한 류 회장의 표를 받을 것으로 확실시 되며 3명의 국내 사외이사의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파벌 논란에서 벗어나 금융당국이 가장 선호할 만한 인물인 최 전 사장이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 전 사장은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의 통합방식을 놓고 라 전 회장과 갈등을 겪다 2005년 해임된 전력이 있다. 최 전 사장은 재임 당시 BNP파리바를 투자자로 유치한 바 있어 필립 아기니에 이사의 표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제는 이런저런 잡음 끝에 불명예 퇴진한 라 전 회장이 차기 회장 선출 과정에 깊숙히 개입하고 있는데 대해 금융당국은 물론 여론으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어 막판 판도변화를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나, 김승유 회장 연임 확실시=하나금융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이사회 구성원의 연령을 70세로 제한하고 현재 3년인 이사 임기를 연임할 경우 1년으로 단축하는 소위 '3+1년 임기제'의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확정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올해 68세인 김 회장은 최대 2년간 자리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김 회장은 1997년 하나은행장에 올라 2005년까지 은행장을 지내는 등 2005년 지주사 출범 이후 지금까지 회장직을 맡고 있다. 이번이 '3연임'이다. 이에 최근 김 회장은 금융지주 회장 3연임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고 회장직에서 그만 물러나고 싶다는 뜻을 주변 지인들에게 직간접적으로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외환은행 인수 이후 조직안정화와 그룹의 향후 로드맵 등 김 회장의 역할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주변의 만류로 3연임은 하되 임기를 단축하는 방식으로 명예로운 퇴진의 길을 선택한 것. 이로써 연임과 관련한 비판에도 피할 수 있게 됐다. ◇강만수, 산업銀 선택할까?=한편 이번 금융권 인사의 최대 변수로 꼽혀온 강 특보가 3대 금융지주사 회장직을 고사함에 따라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강 특보가 산은금융지주 회장으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계 한 관계자는 "산은지주는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어 힘 있는 차기 회장이 필요한 상황인데, 적임자인 강 특보 스스로가 하마평 에 오르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있어 변수가 많다"고 말했다.이광호 기자 kwa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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