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군사회담 예상 시나리오는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 남북고위급 군사회담을 열자고 제의함에 따라 향후 우리정부는 남북관계의 갈림길에 놓였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천안함과 연평도 도발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안에 대한 농도에 따라 남북관계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북한이 남북 고위급 군사회담을 열자고 남측에 제의한 것은 20일 오전 3시 27분(한국시간) 미중 공동성명이 나온지 8시간만이다. 북한은 이날 오전 11시 47분에 전화통지문을 통해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전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남북 고위급 군사회담과 이를 위한 예비회담을 개최하자"고 밝혔다. 북한의 전격 회담제의는 19일 미국에서 열린 버락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국가주석의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긴장완화와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의 개최 등에 합의하자 남북대화의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통일부 관계자는 21일 "북한이 군사회담을 통해 천안함과 연평도 도발에 대한 사과와 추가도발 조치 및 추가도발 방지에 대한 확약을 의제로 한다면 대화는 가능하다"며 "군사회담을 위한 예비회담이 열리면 북측의 의도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북한은 군사회담을 통해 천안함사건과 연평도 포격전에 대한 견해를 밝히겠다고 나온만큼 의제설정에는 큰 문제가 없어보인다. 문제는 두사건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안에 대한 수위다. 이 입장에 따라 우리정부의 입장도 달라진다. 대북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우리정부가 요구한 시인과 사과는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북이 예비회담을 넘어 군사회담 테이블까지는 갈수 있겠지만 의제내용인식에는 크게 차이가 날 것이라는 평가다. 또 대북전문가들은 북한이 천안함 문제는 공동조사와 검열단 수용을 주장하고 연평도 문제에 대해서는 주민사망에 대해 우회적인 사과와 북방한계선(NLL)문제를 들고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경우 북한은 남측이 대화를 거부해 더는 진행할 수 없다고 떠넘길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대학원대 양무진교수는 "남한은 현재 궁지에 몰린 것으로 보인다"며 "남한이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면 대화는 더이상 진행되기 힘들며 북미대화, 6자회담을 하겠다고 나올 것이고 한국은 주도권을 잃게 된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가 북한의 확실한 사과와 재방방지를 받아내지 못한채 다음 대화에 응할 경우 나올 수 있는 예상시나리오는 북측의 지원요구다. 북한은 먼저 대화를 요구해 유리한 조건에서 경제적지원을 최대한 끌어내겠다는 것이다. 북측은 지난 5일에도 '공화국 정부.정당.단체 연합성명'을 통해 '무조건 대화'를 요구했다. 이 제의에서 금강산관광.개성공단.적십자회담처럼 쌀과 돈을 얻기 위한 회담만 요구했다. 통일연구원 서재진원장은 "천안함과 연평도문제를 일단 넘긴후 지난해 시점으로 돌아가 다시 핵문제를 논의하자는 의도"라며 "남측이 추가대화를 거절한다면 북한은 우리정부에 모든 탓을 돌린채 북미대화나 6자회담을 요구할 것이고 남측이 추가대화에 응한다면 경제적지원도 같이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국방대학교 김연수 교수는 "북한은 회담자리에서 천안함과 연평도사건에 대한 애매모호한 입장을 보일 것"이라며 "NLL문제, 대북심리전 등과 함께 평화협정을 주장하면서 다음회담으로 공을 또 넘기며 경제적지원으로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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