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發 1·13 '물가와의 전쟁' 유탄 맞은 '물가株'

강한 가격규제 리스크 '얼어붙은 투심'..정유·철강·전기株 날개잃은 동반추락

[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정부가 물가잡기에 팔을 걷고 나서자 증시로 여파가 몰려왔다. 가격인상 압력이 높아졌지만 실제 인상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 기업과 투자자들의 표정은 굳어졌다.정부가 '서민물가 안정을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한 지난 13일, 주식시장에서 철강금속과 전기가스업, 음식료품, 화학업종 등의 거래소 업종지수는 대부분 1∼2%의 하락률을 기록했다.대부분 물가 관리 대책과 관련된 업종이다. 포스코의 경우 시장 기대를 크게 밑도는 4분기 실적 발표까지 겹치며 2.63% 급락했다. 철강금속 업종지수도 1.95%나 되는 낙폭을 기록했다.포스코 실적 악화의 주된 이유는 전분기에 높은 가격으로 구입했던 철광석과 유연탄 등 원자재 물량이 본격적으로 투입됐지만 가격 인상요인을 제품가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탓이 컸다. 포스코는 비용 압력을 강하게 받고 있지만 정부의 방침상 당분간 가격 인상은 엄두를 내지 못할 전망이다. 정부가 철강업계에 가격 인상을 자제할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물가 안정을 위해 철강업계가 가격인상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 달라고"고 주문했다. 정유업종도 가격 동결 압력을 강하게 받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유가가 적정한 수준인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면서 가격 적정성 논란이 재점화된 것. 공정거래위원회는 SK에너지와 GS칼텍스 등 6개 정유사의 불공정 거래 관행을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도 전해졌다.유가가 오르면서 정제 마진 상승 기대감으로 오름세였던 정유업체들의 주가도 일제히 하락반전했다. S-Oil이 1.16% 떨어진 것을 비롯해 SK에너지, 호남석유 등이 약세를 나타냈다. 비슷한 배경에서 한국전력 등 전기가스 업체들의 주가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기요금이 국제 유가상승 등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면서 연초 이래 한전의 주가는 7% 가량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전기요금 인상이 이뤄지기 전까지 한전에 대한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KB투자증권은 "오는 7월 시행되는 연료비연동제에 따른 전기요금인상은 하반기로 지연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증권 윤희도 연구원도 "정부의 요금규제는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 주가에 가장 큰 악재"라며 "규제리스크가 다시 커졌다"고 우려했다. 정부의 통신비 절감 대책으로 통신주도 유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된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앞으로 음성 무료 통화를 확대하고 청소년ㆍ노인층 스마트폰 요금제 등을 출시해 통신요금을 끌어 내릴 예정이다. 황성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대책이 실제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나 요금인하 압력이라는 고정 리스크 요인이 재발됐다는 점에서 투심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강미현 기자 grob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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