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탐욕의 은행에 쇄신회초리 '소통전도사'

주목받는 기업인-브라이언 모이니헌 뱅크오브어메리카 CEO수수료 폐지 등 혁신 단행…호실적 고객 신뢰 이끌어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지난해 12월 세계 1위 금융기업 뱅크오브어메리카(Bank of America, BOA)의 새 최고경영자로 브라이언 모이니헌(사진)이 발탁된 건 '깜짝' 인사였다. 직전 최고경영자(CEO)였던 켄 루이스가 회사 인수과정에서 직원들에게 무리하게 보너스를 나눠준 게 문제가 돼 물러나면서 전문가들은 물론 회사 내부에서도 새 CEO를 외부에서 영입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실제 당시 이사회 발표 직전까지 유력시되던 인물은 뉴욕멜론은행 CEO인 로버트 켈리. 그러나 켈리가 회사를 옮기는 조건으로 4000만 달러 가까운 금액을 요구하자 이를 수긍할 수 없게 된 이사회는 개인금융과 중소기업 부문을 담당하던 모이니헌을 새 CEO로 추대했다. 1년 가까이 지난 현재, 모이니헌이 내놓은 성적표는 기대 이상이라는 평을 듣는다.BOA는 최근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적자폭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늘었다고 발표했다. 손실규모만 73억 달러에 달하지만 시장에서는 이같은 수치를 회계기준이 바뀌면서 일부 사업부문 영업권에 대해 감가상각이 이뤄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같은 상각분을 제외했을 경우 같은 기간 31억 달러 규모의 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이니헌도 실적발표 후 "새 규제에 잘 적응하고 있으며 신용수준, 자본수준 모두 나아지고 있다"고 평했다.취임 직후인 1, 2분기 모두 30억 달러가 넘는 순이익을 올린데 3분기에도 예상 밖 실적을 기록한 모이니헌에 대한 현지 언론과 금융권의 평가는 일단 호의적이다. 단순히 수치상으로 드러나는 실적 외에 모이니헌이 보여준 성과는 BOA의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BOA는 금융위기 이후 잇단 처신이 도마에 오르며 탐욕스러운 은행(Greedy Bank)의 대표격으로 비난을 받았다.직전 CEO였던 켄 루이스는 금융위기가 한창인 가운데 직원들과 함께 보너스 잔치를 벌인 게 문제가 돼 물러났으며 퇴임하면서도 7000만 달러가 넘는 수당을 챙겨 먹튀CEO로 이름을 떨쳤다. 메릴린치를 인수할 당시 회사의 부실정도를 알리지 않은 점도 투자자들에게 비판받은 적이 있을 정도.모이니헌은 지난해 말 CEO를 맡은 직후 "고객들의 요구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변화해야 한다"며 대대적인 혁신을 예고했다. 다른 은행보다 몇달 앞서 수수료를 폐지하는 등 고객편의를 위해 한발 빠르게 대응했으며 은행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소비자금융보호기관 설립에도 지원하고 나섰다. 중소기업에 대한 담보와 대출도 확대하면서 미국 정부로부터 신뢰를 얻기도 했다.지난 5월 열린 백악관 만찬회에서 은행부문 대표로 초대된 것도 그가 각종 혁신프로그램을 잘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취임 직후에는 "금융위기를 겪는 동안 은행이 상당한 피해를 끼쳤으며 납세자들에게 받은 도움을 고맙게 여긴다"고 밝힌 점도 긍정적인 평을 들었다. 집무실보다는 현장을 누비며 업무를 총괄하는 탓에 한때 시장에서는 'BOA 본사가 옮겨가는 게 아니냐'는 소문이 돌 정도였다. 실제 그는 비공식적으로 은행 지점을 직접 방문하는 등 전형적인 소통형 CEO로 꼽힌다.신한은행 사태로 국내 금융산업이 후퇴하고 있다는 우려가 팽배한 가운데 공룡은행을 춤추게 한 모이니헌이 비즈니스서밋에서 국내 금융업계에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관심이 모인다.최대열 기자 dycho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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