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보전'이냐 '상인 1천명 생존권'이냐

인천시, 숭의운동장 대형마트 설치 둘러 싸고 '딜레마'

인천 남구 숭의운동장 조감도.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인천시가 숭의운동장 대형마트 입점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수십억에 달하는 운영 적자를 보전키 위해선 대형마트 입점이 불가피하지만, 반경 1.5km 이내 1000여명에 달하는 재래시장 상인들의 생존권을 감안하면 '못할 짓'이기도 하기 때문이다.6일 시에 따르면 인천의 대표적인 구도심 재생사업인 숭의운동장 도시개발사업에 따라 옛 숭의운동장을 철거한 부지에는 2013년까지 2만석 규모의 축구전용경기장과 주상복합 750가구가 건설 중이다. 이 중 축구장은 우선 건립돼 2012년부터 프로축구 경기를 관람할 수 있고,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개최에도 활용된다.시는 특히 축구장 내부에 대형마트와 컨벤션센터, 스포츠 전문몰 등을 입점시켜 운영관리비 적자 문제를 해소할 계획이다.운동장 자체로는 수익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운영 관리비를 대기 어려운 대형마트 등 상업시설을 입점시킨 후 임대료를 받아 충당하겠다는 것이다. 인근 문학월드컵경기장도 주변 상인들의 반대로 대형마트 유치가 무산되면서 지난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0억~26억원의 적자를 기록, 누적 적자가 143억여원에 이르고 있다.또 이미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측이 이미 대형마트 입점을 전제로 400억을 운동장 건설 주체인 SPC측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입점 자체를 무효화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문학경기장도 매년 수 십억원의 적자를 해결하지 못해 시 예산을 투입하는 상황에서 숭의축구장의 핵심 수익시설인 대형마트가 들어오지 않으면 시가 모든 적자분을 끌어안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라고 말했다송영길 시장도 이와 관련 지난 3일 민주노동당 인천시당과의 당정협의회에서 "숭의동 대형마트는 도개공에서 주관하고 사업주체가 SPC인데 이미 홈플러스에서 400억 넘게 돈을 투자한 상황"이라며 "400억이란 돈을 어떻게 해야 할지 에 대해 지혜를 모아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문제는 대형마트 등 상업시설을 입점시킬 경우 반경 1.5km에 위치한 1000여명의 재래시장 상인들의 생존권이 위협받는다는 것이다.현재 숭의운동장 주변 반경 1.5k 지역에는 신흥시장(점포 66개), 송현시장(점포 161개), 현대시장(점포346개), 토지금고시장(점포 146개), 용현시장(274개) 등 5개 재래시장에 993개 점포가 있다. 해당 지자체인 인천 남구청ㆍ동구청 등과 지역 상인들은 대형마트 입점을 반대하고 있다. 박우섭 남구청장과 조택상 동구청장은 지난달 16일 신동근 인천시 정무부시장을 만나 대형마트 입점계획 백지화를 건의했고, 남구의회는 지난달 31일 반대 결의문을 채택하기도 했다.남구, 중구, 동구 등 숭의축구장과 상권이 연계돼 있는 3개 자치구는 앞으로 대형마트 입점 문제에 공동 대응키로 했으며 지역상인들은 서명운동과 집회 개최를 통해 입점 계획 철회를 요구하기로 했다.김봉수 기자 bs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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