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변경·횡령 등 논란..연예산업화 한계 지적
[아시아경제 백종민기자] 초특급 연예인들을 앞세워 산업화를 꿈꾸던 연예기업들이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인기 연예인을 앞세워 기업으로서 면모를 갖춰가려던 연예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한계가 드러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최근 연예관련 기업들이 한류 열풍을 타고 세계 시장으로 뻗어 나가려는 상황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물론 관련 연예인들의 이미지 실추 마저 우려된다.20일 업계에 따르면 증시에 상장한 상당수의 연예기업들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드라마제작사, 영화사, 연예기획사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각종 논란에 기업으로서의 위상도 흔들리는 것은 물론 관련 연예인의 활동에도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경우 많다. 지난해 말 이후 각종 논란에 휩싸인 연예기업들은 초록뱀미디어, IHQ, 제이튠엔터터인먼트, 디초콜릿이티에프 등이 있다. 하나같이 유명 연예관련 기업이다. IHQ와 제이튠엔터는 전지현과 비의 소속사로 잘 알려진 매니지먼트 기업이다. 디초콜릿이티에프는 강호동 유재석 고현정 등 스타들이 줄지어 소속돼 있다. 초록뱀미디어는 주몽, ~하이킥 시리즈를 제작했다.강호동, 유재석, 고현정, 신동엽 등 유명 스타들이 포진한 코스닥 기업 디초콜릿. 한국 최고의 MC들이 군웅할거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던 기업이다. 유명 연예인들이 소속된데다 황금어장, 패밀리가 떴다 등 지상파 방송의 인기 프로그램을 외주 제작하며 이 회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져갔다. 그런데 지난해 개그맨 신동엽이 소속사인 이 회사의 경영권을 확보하려다 실패했다. 이후 회사는 IHQ등을 상대로 경영권 매각을 추진했으나 무산되고 말았다.최근 이 회사는 소속 연예인들의 출연료를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채권단으로부터 가압류 처분을 받아 강호동과 유재석에게도 지난 두달간 출연료를 정산해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외주제작하던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손을 뗀 것으로 전해졌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서울서부지검은 디초콜릿의 옛 경영진들이 거액의 회사 돈을 빼돌린 정황을 포착해 수사가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본명 정지훈)가 투자했다 지분을 모두 매각한 제이튠엔터도 논란의 대상이다. 비가 투자한 후 비의 소속사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회사는 11월 800원대서 1700원대까지 상승했던 주가가 지난 19일 235원으로 추락했다. 비가 지분을 팔아치운데다 200억원을 전속료 등의 명목으로 회수한 것이 영향을 줬다. 주가 하락으로 손해를 본 개인주주들의 불만의 원성이 자자하다. 신뢰의 문제가 불거진 셈이다.대부분의 연예 기업들은 실적을 현실화하는데 실패하며 몰락의 길을 걸었다. 대기업들과의 조우도 결국 실패로 돌아간 경우가 허다하다. 국내 대표 매니지먼트 기업인 IHQ는 SK텔레콤에 인수된 후 최근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결국 최근 최대주주가 SK텔레콤에서 정훈탁 대표로 변경됐다. KT도 드라마제작사 올리브나인에 투자했지만 변변한 시너지효과를 내지 못하고 지난해 지난해 지분을 모두 정리했다. 일본 소프트뱅크벤처스도 투자 조합 형식으로 제이튠엔터에 투자했다 일찌감치 지분을 정리했다. 90년대 일찌감치 음반기획 영상산업 등에 나섰던 삼성그룹도 철수햇을 정도다. 그만큼 연예와관련 산업화의 과정에 어려움이 있다는 뜻이다.연예관련 기업들의 문제는 가내 수공업식 운영에서 기업화로 넘어가는 과정에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엔터테인먼트 시장에 투자가 몰리며 눈먼 돈이 많았고 경영진 조차 주인의식을 가지지 못했다"라며 "이제는 체계를 세워 회사 모양새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상장기업이 된 이후에도 과거 개인기업과 같은 운영형태를 이어가고 연예인 의존도가 높으면 언제든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연예관련 기업에서 횡령등의 사건이 줄이어 등장하는 이유기도 하다. 산업자본 대주주와의 연계도 필요하지만 상호 신뢰 확보에 실패한 것도 한 요인이다.투자자들도 연예인 이름만 볼것이 아니라 기업의 내용을 들여다 봐야한다는 충고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엔터테인먼트 주는 기업규모가 작다 보니 제대로된 분석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고 일부 세력의 움직임이나 루머에 따라 출렁이는 경우가 큰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며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백종민 기자 cinqang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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