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재보궐 인천계양을, 민주당 우세? 천만의 말씀!'

민주당 '경합우세' 분류...인천 지역 여론 '만만치 않을 것' 우세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7.28 재보궐 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각 당의 공천 작업이 지난 주 마무리됨에 따라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의 경쟁 구도도 정해졌다. 민주당에선 계양을 지역의 판세에 대해 '경합 우세'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인천 지역에선 "그렇게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이와 관련 민주당은 지난 9일 계양을 후보로 김희갑 전 국무총리실 비서관을 공천했다. 한나라당에선 이상권 전 인천지검 부장검사를 일찌감치 공천했고, 민주노동당에선 박인숙 전 최고위원이 공천됐다. 무소속으로 이기문 전 국회의원과 이기철 후보 등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인천 지역의 '여당'격인 민주당에선 공식적으로 계양을을 '경합 우세'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계양구 지역이 전통적으로 호남세ㆍ야당세가 강한 지역인데다 지난 6.2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송영길 인천시장의 전임 지역구인 만큼 송 시장의 원활한 시정 운영을 위해서라도 같은 민주당 후보를 지지해줄 것이라는 기대다. 또 송 시장이 3선 국회의원을 역임하면서 다져놓은 탄탄한 지역 기반도 장점으로 꼽고 있다. 서준석 민주당 인천시당 사무처장은 "계양 지역은 서울로 출퇴근하는 젊은 층들이 많이 사는 곳으로 당의 지지층이 두텁다고 본다"며 "후보의 지역 출신 문제도 선거 과정에서 해소될 것으로 보이며, 유권자들이 크게 개의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천 지역에서는 민주당의 낙관적인 전망에 대해 회의적이다. 계양을 재보궐 선거가 지난 2009년 한나라당이 낙승을 예상했다가 참패한 인천 부평을 선거 과정과 너무나 비슷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당시 부평을 선거의 승리자는 홍영표 민주당 현 국회의원이었다. 홍 의원은 당시 여야간 최대 격전지로 꼽혔던 부평을에서 총 3만667표(49.5%)를 득표해 2만4199표(39.1%)를 얻는데 그친 이재훈 한나라당 후보를 6468표차로 제치고 당선됐다.홍 의원은 선거 열흘 전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10%포인트 이상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열세를 면치 못했었다. 당일 투표율도 29.1%로 낮아 패색이 짙어 보였다.하지만 개표 결과 홍 의원은 예상을 깨고 초반부터 막판까지 8~9% 차이를 유지하며 여유있게 승리했다.당시 이변에 대해 인천 지역에선 한나라당이 공천을 둘러 싼 갈등 끝에 인천 지역과 인연이 전혀 없던 이재훈 지식경제부 차관을 공천한 것이 가장 큰 실책이었다는 평가가 나왔었다. 높은 당 지지도 등을 볼 때 "누구를 내보내도 된다"는 낙관적인 전망하에 지역 민심을 무시한 공천이 이뤄졌고, 이에 따라 일부 후보가 탈당해 무소속 출마하고 지역 조직이 분열되는 등 후유증 때문에 패했다는 것이다. 반면 당시 민주당은 지난 2008년 총선에서 부평을에 출마해 패배한 홍 의원을 다시 공천해 승리를 거뒀다. 홍 의원은 비록 총선에서 패배했지만 최용규 전 의원의 조직을 그대로 물려받아 꾸준히 지역기반을 다져왔고, 선거 지원 조직 또한 똘똘 뭉쳐 의외의 낙승을 거뒀다.한마디로 지난해 4.29 재보선 인천 부평을 선거는 낙하산 투하로 적전 분열된 한나라당과 이전 선거의 패배를 되갚기 위해 똘똘 뭉친 민주당의 대결이었고, 결국 민주당의 승리로 귀결됐었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도 당만 바뀌었을 뿐 똑같은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이번엔 반대로 민주당이 '낙하산' 공천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민주당이 공천한 김희갑 후보는 전직 서울시의원 출신으로 인천과 전혀 연관이 없는 후보다. 굳이 찾을 수 있다면 송영길 인천시장과 광주 대동고 동문으로, 6.2지방선거 때 송 후보의 캠프에 합류해 일했다는 사실 뿐이다. 이처럼 지역과 전혀 관련이 없던 '낙하산' 후보가 공천된 것은 송 시장과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의 공천권 싸움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그동안 송 시장은 시장에 출마하면서 빈자리가 된 지역구에 자신의 보좌관 출신 후보를 공천하기를 원한 반면 정 대표는 인천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추천한 모 변호사를 공천하자는 입장이었다고 한다.이 두 입장이 충돌 끝에 송 시장이 자신의 보좌관 출신 공천 요구를 철회하는 대신 정 대표 쪽도 모 변호사 대신 비교적 중립적인 김 후보를 공천하는 것으로 타협점을 찾게 됐다는 것이다. 김 후보로서는 일찌감치 공천 경쟁에서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송 시장-정 대표가 타협점을 찾게 됨으로써 '어부지리'로 공천권을 그냥 줍게 생긴 셈이다. 이는 단순히 공천권 다툼이 아니라 대권ㆍ당권 도전을 준비하기 위해 자신의 수족과 같은 '계파'를 만들기 위한 송 시장과, 이를 견제하기 위한 정 대표간의 갈등으로 비춰지기도 했다. 어찌됐던 지역과 전혀 관련이 없는 후보가 '낙하산'으로 공천됐다는 점에서 민주당은 지난해 4.29 선거 부평을 지역구 공천 과정에서 한나라당이 했던 것과 똑같은 결정을 내린 셈이다. 이에 따라 당내 갈등이 파생되고 있는 것도 비슷하다. 민주당 공천 경쟁에서 탈락한 이기문 전 국회의원은 이미 탈당을 선언하고 무소속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유력 후보로 거론되다 막판 탈락한 후보들도 적극적으로 김 후보를 돕지는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한마디로 '적전 분열'이 재연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상황이 반대다. 지난해 4.29 재보궐에서의 민주당 홍영표 후보 선대위의 상황과 비슷하다. 계양을 후보로 공천된 이상권 한나라당 후보는 이미 2차례나 계양을에서 아깝게 낙선했지만 지역을 떠나지 않으면서 기반을 다지는 등 '와신상담' 해왔다. 또 이 후보를 중심으로 한나라당 계양을 지역구 당원들은 "6.2지방선거의 패배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며 단결하고 있다고 한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도 이 후보의 당선을 위해 적극 돕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도 재보궐선거의 참패 등 한나라당의 실책을 반성하는 의미에서 '3보1배'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필사즉생'의 각오로 선거에 임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에 따라 계양을 지역을 '경합' 지역으로 분류하고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박종식 한나라당 인천시당 사무처장은 "지난해 부평을 선거때도 그랬듯이 유권자들이 낙하산 인사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후보와 당 조직이 똘똘 뭉쳐 선거에 임하고 있는 만큼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7.28 재보궐 인천 계양을 선거에서는 지난해 4.29 재보궐 당시의 상황이 당만 바뀐 채 똑같이 전개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 지 주목된다. 김봉수 기자 bs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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