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 전환 코오롱 유상증자로 오너지분 확보

지분율 50%로 경영권 안정

이웅열 코오롱 회장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한 시름 덜었다.'이웅열 코오롱 회장과 부친인 이동찬 명예회장이 유상증자를 통해 ㈜코오롱 지분을 50% 가까이 늘리자 회사 내에서 나온 반응이었다. ㈜코오롱은 코오롱그룹의 지주회사로, 오너 일가가 지분을 늘림에 따라 안정적인 경영권을 가질 수 있는 근거를 갖게 됐다.이 회장과 이 명예회장은 지난 1일 총 1310억원 규모의 코오롱 유상증자에 참여해 각각 428만주와 81만주를 획득했다. 이에 따라 지분율도 각각 40.31%와 7.72%로 높아졌다. 올 초 코오롱 계열사의 IR팀들은 이 회장의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 방안을 놓고 고민을 거듭했다. 지주회사인 ㈜코오롱이 탄생했지만 양 회장의 ㈜코오롱 지분은 매우 빈약했기 때문이다. 당시 이 회장은 11.02%, 이 명예회장은 2.11%에 불과했다. 지분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당연히 값을 치르고 주식을 사들이면 되지만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동원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이 때문에 IR팀에서 생각해낸 방법이 자회사 지분을 모회사에 매각하는 대신 모회사는 신주를 발행해 지급하는 유상증자였다. 당시 양(兩) 회장은 자회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 지분 18.15%와 2.28%를 갖고 있었는데, 전량을 ㈜코오롱이 사들이는 대신 그에 해당하는 신주를 제공하는 것이었다.회사 관계자는 "코오롱 뿐 아니라 다른 대기업들도 이 같은 방식을 통해 오너의 경영권 확보에 힘을 실어준다"고 설명했다.㈜코오롱 IR팀은 유상증자와 함께 코오롱인더스트리 주식에 대한 공개매수를 단행했다. 이를 위해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주가를 높이는데 주력했다. 가치를 높여야 ㈜코오롱이 사들인 후 그에 상응하는 신주를 더 많이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코오롱인더스트리 IR팀은 이를 위해 국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그 결과 유상증자 직전 메릴린치는 보고서를 통해 이 회사의 목표주가를 주당 7만원으로 높게 책정하기도 했다. 덕분에 코오롱인더스트리 주가는 분할 당시였던 올 초 4만원에서 지난달 초 5만1200원까지 상승했다.이 회장의 지분 확대와 코오롱인더스트리 지배구조까지 확보해 한숨 돌린 코오롱은 그룹 내 또 다른 자회사를 대상으로 지배구조 강화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현재 거론되고 있는 기업은 코스닥 업체인 코오롱생명과학이다. 지주회사가 2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기 있어야 하는데 현재 7%대에 불과하다.회사 관계자는 "아직 시간적 여유가 충분한 만큼 다양한 방안을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최일권 기자 igcho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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