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신흥국 매력적 증시 파트너 빅 찬스'

최홍식 KRX 경영지원본부장보

[아시아경제 이솔 기자]한국거래소의 해외사업 관련부서들은 올들어 일감이 부쩍 늘었다. 새 이사장 취임으로 다른 부서들은 구조조정과 예산삭감 얘기가 나오지만 해외사업 관련부서는 일손이 부족한 형편이다. 거래소 제도와 IT 시스템 수출로 한국의 금융사들이 진출할 터를 잡고 있는 최홍식 한국거래소 경영지원본부 본부장보(상무ㆍ사진)를 만났다.
최 상무는 "미국만 해도 금융산업으로 벌어들이는 돈이 무지막지하다"며 "한국 금융투자업계도 해외 틈새시장을 찾아야 하며 한국거래소의 해외 진출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최 상무는 국제부장-해외사업단장을 두루 거치며 5년 이상 거래소의 해외사업을 진두지휘해왔다.최 상무는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같은 동남아시아 신흥국가들에게는 한국거래소가 매력적인 파트너"라며 "지금 한국거래소는 아주 좋은 기회를 맞이했다"고 말했다. 미국의 증권시장을 100으로 본다면 한국은 70~80 수준에 머물러 있어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는 신흥 국가들로서는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중국은 지금도 동남아시아에서 막대한 물량 공세를 펼치면서 우리의 경쟁자로 자리 잡고 있다"며 "자본시장 운영 경험에서 우리에게 뒤지는 중국이 아직은 누구에게 기술을 전수해 줄 입장이 아니라고 하지만 몇 년 후면 얘기가 달라질 것"이라며 한국거래소는 지금 찾아온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전했다. 해외 사업으로 한국거래소가 거둔 실적에 대해 묻자 최 상무는 "시스템 수출 금액은 그야말로 하나의 수치일 뿐"이라며 "한국 증시 시스템을 그대로 들여간 국가들에서 얻을 수 있는 파급효과는 금액의 많고 적음으로 따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자신했다.한국거래소가 증권시장 개설을 지원한 국가에서는 주문 및 거래방법, 청산결제, 회원제도, 상장적격심사, 공시방법 등 한국형 제도가 그대로 이식된다. 덕분에 이러한 제도에 익숙한 한국 증권사들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최 상무는 "한국 증권사들 뿐 아니라 로펌, 회계법인도 따라서 진출하게 된다는 점에서 비즈니스 기회가 늘어난다"며 "증시 설립 초기에 각국이 정부주도로 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한국 증권사들의 참여도 자연스럽게 이뤄지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거래소가 증권시장 설립을 지원한 베트남에는 8개 증권사의 사무소와 현지법인이 진출해 있다.그간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몽골 등에서 사업을 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일까? 최 상무는 경험부족과 문화적 차이를 꼽았다.그는 "처음에는 수주실적(레퍼런스)이 없어서 불리한 상황였기 때문에 아주 낮은 가격으로 입찰에 참여한 적도 있다"고 토로했다. 지금은 세계 증시 IT시스템 분야 '빅 2' 업체에는 가격경쟁력으로, 여타 경쟁사에는 시장운영경험이 많다는 이점을 살려 대응하고 있다. 거래소 운영과 IT개발을 같이 하고 있는 나스닥-OMX와 NYSE-유로넥스트가 한국거래소와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세계 1, 2위 거래소다. 동남아시아 시장에 이은 한국거래소의 다음 타깃은 아르헨티나, 페루 등 남미권과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권이다. 최 상무는 "다양한 지역으로 시스템을 수출하기 위해 마케팅을 펼치고 있지만 아직은 공개할 수 없는 영업기밀"이라며 "좋은 소식이 들려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이솔 기자 pinetree19@<ⓒ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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