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성훈 기자]'갤럭시S는 이순신폰?'삼성전자가 야심차게 내놓은 갤럭시S는 특이한 별명이 있다. '이순신폰'이 그것이다. 제품명의 'S'는 특별하다는 뜻의 스페셜(Special)과 출발을 의미하는 스타트(Start), 스피드(Speed), 스마트(Smart) 라는 의미를 복합적으로 담고있다는 것이 삼성측의 설명이지만, 회사 내부에서는 이순신이라는 애칭에 더 의미를 부여한다. 임진왜란 당시 명량해전에서 왜선에 맞서 1대 100의 승부를 벌인 이순신 장군처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사즉생의 태도로 열세를 뒤집고 압승을 거두겠다는 비장감이 서려 있기 때문이란다. 다만 이번에는 상대가 일본이 아닌 미국이라는 점이 다를 뿐이다. 특히 삼성으로서는 애플 아이폰에 밀려 텃밭인 내수시장에서 스마트폰 1위 자리를 내준 굴욕을 곱씹고 있는 중이다.
이순신 장군 동상
그도 그럴 것이 아이폰 등장 초기만 해도 '스마트폰은 틈새', '찻잔속 태풍'이라며 평가절하하는 것이 전반적인 분위기였다. 하지만 예상 외로 '아이폰 쇼크'가 컸고 그 충격파는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스마트폰은 이제 휴대폰 시장의 주류로 떠올랐고, 전세계 소비자들이 애플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는 것은 물론 태블릿PC나 TV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우리 IT산업의 근간까지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같은 상황에서 그동안 충분히 '와신상담'한 만큼 이제는 삼성 휴대폰의 저력을 보여주겠다는 각오가 '이순신폰'이라는 애칭에 투영됐다는 것이다. 삼성 내부에서는 과거 이건희 회장이 수 만대의 불량 애니콜휴대폰을 불사르던 그 기개를 되살리는 소리없는 움직임마저 감지되고 있다.흥미로운 것은 이같은 휴대폰 제품에 위인 애칭달기가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앞서 이석채 KT 회장은 삼성전자와 공동개발한 '쇼옴니아'가 뛰어난 성능에도 불구하고 KT가 아이폰을 들여온 회사라는 이유로 삼성으로부터 제대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서자취급을 받고있다면서 이를 '홍길동폰'으로 자칭,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문익점폰'도 있다. KT가 굴욕을 무릎쓰고 애플 아이폰을 도입한 것에 대해 '나당연합군'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KT가 내놓은 반박 논리다. 목화씨를 붓뚜껑에 들여와 한반도에 의복 혁명을 일으켰던 문익점처럼 아이폰이 국내 모바일 산업의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렸다는 것이 KT의 주장이다.물론 KT가 들여온 것이 '씨'가 아닌 '솜'으로 우리 섬유산업 자체를 붕괴시켰다는 재반박도 없지 않다. 2010년 우리 통신업계에 이처럼 위인들이 잇따라 등장하는 것은 그만큼 미증유의 격랑이 우리 통신환경 위로 파도처럼 밀려들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처럼 빠른 조류 속에 생존하기 위해서는 우리 기업들의 노젓기는 더욱 빨라져야 할 것이다. 이는 '문익점폰' 못지 않게 '이순신폰'의 선전이 주목되는 이유이기도 하다.조성훈 기자 search@<ⓒ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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