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6.2지방선거 이후 여의도 정치권에 40대 기수론의 바람이 뜨겁다. 40대 기수론은 지난 72년 대선을 앞두고 김영삼 전 대통령과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박정희 대통령과 맞붙기 위해 내세운 정치적 슬로건이다. 6.2지방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송영길 인천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이광재 강원지사 당선자 등 여야의 40대 유력 정치인들이 당선되면서 40대 기수론은 여의도정가의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다. 386세대 정치인들의 약진으로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 민주당은 세대교체 바람이 당장 가시권으로 들어왔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궤멸에 가까운 참패를 당하면서 항상 '인물이 없다'는 비판에 시달려왔다. 이 때문에 '차기 대선은 해보나마나'라는 암울한 전망이 만연해있었다. 다만 이번 선거에서 송영길, 안희정, 이광재 등 386출신의 40대 당선자들이 대거 배출되면서 부정적 인식은 수면 아래로 사라졌다. 광역단체장 당선자뿐만 아니라 기초단체장 20여명 역시 386 출신이다. 이른바 '신(新)40대기수론'이 탄력을 받으면서 이들은 야권의 유력 차기리더 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과거 386의 선두주자였던 김민석 최고위원이 "40대 정치시대가 개막됐다"고 평가한 대목이 최근 민주당의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준다. 아울러 지방선거 실무를 주도했던 김민석 중앙선대위 본부장, 최재성 경선관리본부장, 오영식 공천심사위원회 간사 등도 386 출신이다. 민주당 386 인사들은 오는 8월 차기 전당대회에 출마, 지도부 입성을 통한 세대교체 바람을 확신시킬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보다 세대교체 바람이 약한 한나라당은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한나라당은 지방선거 직전 서울시장 경선에서 오세훈, 원희룡, 나경원 등의 40대 트로이카의 경쟁구도를 통한 흥행몰이를 통해 40대 기수론을 부각시켰다. 하지만 야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령화된 정당 이미지 탓에 젊은 정치인 그룹이 전면에 부상하지 못하고 있다. 선거 참패 이후 거센 후폭풍에 빠진 한나라당은 세대교체론 바람이 거세다. 진앙지는 권택기, 김성식, 김성태, 정태근 등 수도권 초선 의원들이다. 이들은 선거 패배 이후 민심수습과 젊은 세대와의 소통을 위해 40~50대의 참신한 인물을 전면에 내세울 것을 주장하고 있다. 다만 초재선 소장파를 대표할 인물들이 별로 없다는 점은 한나라당의 고민거리다. 일각에서는 임태희 노동부장관, 나경원 의원, 김태호 경남지사 등의 이름이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거론되고 있다. 아울러 원조 소장파인 남경필, 원희룡 의원 등의 중진들도 차세대 리더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40대 정치인들이 전면에 나선 것은 주목할만하다"면서도 "사람만 바꾼다고 바뀌는 게 아니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교수는 특히 "과거 열린우리당 시절 제기됐던 40대기수론을 되돌아봐야 한다"면서 "당청 및 여야 관계는 물론 여야 내부의 계파관계 등이 바뀔 수 있는 구조 속에서 세대교체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성곤 기자 skzer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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