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장' 정세균 대권 앞으로 '성큼'

[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북풍(北風)' 앞에 꼼짝달싹 못했던 민주당이 정권 견제에 손을 들어 준 민심을 등에 업고 기사회생했다. 호남 3곳을 비롯해 인천, 충남·북, 강원 등 모두 7곳의 광역단체장 당선자를 배출했다. 한나라당 텃밭에 깃발을 꽂은 친노 무소속 김두환 후보를 포함하면 모두 8곳으로 늘어난다.민주당 내에서도 이 같은 성적에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예상하지 못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완승'했다는 평가가 나온다.천안함 사태의 거센 폭풍 속을 뚫고 6.2 지방선거에서 성과를 이끌어낸 정세균 대표의 당내 입지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선거가 '정세균 선거판'이라고 할 정도로 정 대표가 주도해왔기 때문이다.정 대표는 3선에 도전한 한나라당 안상수 시장을 상대로 '386 맏형'격인 송영길 최고위원을 설득해 후보로 내세웠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정치와 거리를 두고 봉하마을에서 지내온 이광재 의원을 전략공천을 통해 강원지사 후보로 배치했다. 지난해 안희정 최고위원에게 충남지사 출마를 적극 권유했던 이도 정 대표다. 결국 그의 '큰 그림'은 민주당 승리의 견인차가 됐다.선거 중반에 패배의 폐색이 짙어지자 비주류 일각에서 거론됐던 '정세균 책임론'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컨설턴트 이경헌 포스커뮤니케이션 대표는 "서울에서 아쉽게 패배했지만 현 지도부의 결집력은 더욱 곤고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에 따라 당대표 재선을 노리는 정 대표는 7월~8월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지방선거 승리의 여세를 몰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으로 예상된다.반면 당 주류를 겨냥, 제2의 '정풍' 운동을 예고했던 비당권파의 입지는 상대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 비록 정동영 의원도 이번 지방선거에서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왔지만 과실은 정 대표에게 쏠릴 가능성이 크다.손학규 전 대표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민주당 후보였던 김진표 최고위원이 야권 단일후보로 만들지 못한 데다 야권 단일후보인 유시민 국민참여당 후보마저 당선시키는데 실패하면서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유세지원을 통해 기초단체장에서 선전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그러나 정치 일정상 전대는 당내 거물급 정치인들의 대결구도로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어째됐건 당권을 잡아야 하는 '정세균-정동영-손학규' 등 빅3의 대결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한편 지방선거 승리를 고리로 민주당은 4대강 사업, 세종시 원안 추진 등 정국 현안에 목소리를 내며 정국 주도권 잡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또 노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구심점을 잃고 방황했던 야권에서 제1야당인 민주당의 입지도 곤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야권연대의 성과는 이후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둔 야권의 통합논의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김달중 기자 dal@<ⓒ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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