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 등 비거주자예금 원화기준 급감에도 달러환산액은 더 늘어
[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지난해 3월 1500원을 넘어섰던 원ㆍ달러 환율이 최근 1100원선을 위협할 정도로 기조적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시중은행의 외화예금이 줄고 있고 가입고객들은 큰 환차손을 입고 있다. 반면, 교포 등 비거주자들의 예금잔액은 원화기준으로 1조5000억원 이상 급감했음에도 달러기준으로는 오히려 잔고가 늘어난 것으로 추산돼 원화 강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22일 한국은행과 은행업계에 따르면 시중 5대 은행(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ㆍ외환)의 지난 3월말 현재 외화예금 잔액은 218억7100만달러로 지난해 말에 비해 5억1400만달러 줄었다. 5대은행 외화예금 잔액은 지난 12월 말 223억8500만달러에서 올 1월 206억2600만달러, 2월에는 204억800만달러로 감소한 후 3월 들어서 210억달러대를 회복한 것이다. 3월에는 기업들의 수출이 늘어나면서 외화예금이 증가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원ㆍ달러 환율이 지난해 3월 평균 1453.35원에서 고점을 찍은 후 지속적으로 하락, 올 2월 1156원, 3월에는 1136원으로 약세를 보이고 이달 들어서는 1100원대 지지도 어려운 양상을 보이고 있어 외화예금 감소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들이 금융위기 위해 환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달러 등 외화수출대금을 바로 원화로 환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막대한 환차손을 보고 있는 개인들은 외화예금에서 자금을 빼거나 추가납입을 꺼리고 있다는 것이 은행권의 공통된 시각이다. 원화 강세가 1년간 지속되면서 비거주자들의 예금도 급감했다. 원화기준으로 비거주자의 예금은 지난 2월말 현재 8조6415억원으로 원ㆍ달러환율이 최고치였던 지난해 3월 이후 1조5300억원 줄었다. 원화예금에서 1조3547억원이나 줄었지만 외화예금에서는 불과 1753억원 감소하는데 그쳤다. 이 또한 원ㆍ달러 환율 상승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비거주자들의 원화기준 총예금을 월평균 원ㆍ달러 환율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이들의 예금은 지난해 3월 69억9800만달러에서 올 2월 74억6900만달러로 4억7000만달러가 오히려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상 등 출구전략, 중국 위안화 절상, 수출호조에 따른 달러유입 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보면 외화예금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달러 현물을 사용하는 개인들이 아니라면 외화예금을 당분간 기피하는 현상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외화예금의 경우 해외 송금용으로 분산예치나 여행자금 등을 모으기 위해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며 "바로 자금을 빼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결제나 송금 등을 조금 늦춰 환율 추이를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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