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대잠전력의 선봉 링스헬기 추락 우려한다

지금은 원인속단 보다 조사결과 기다릴 때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 잠수함 탐지를 주요 임무로 하는 해군의 링스헬기가 최근 잇따라 추락하거나 불시착해 우려를 낳고 있다. 링스헬기는 우리 군의 대 잠수함 작전의 최 선봉에서 서서 물밑에 숨어 있는 잠수함을 찾아내는 임무를 맡고 있기 때문이다. 기체결함이나 정비 불량으로 사고가 났다면 우리의 대잠전력에 큰 구멍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18일 해군 등에 따르면 2함대 소속 링스헬기 1대가 17일 오후 10시13분 서해 소청도 해상 남방 22.8㎞ 해상에서 초계비행을 마치고 한국형 구축함인 왕건함(4500t급)으로 복귀하다 해상에 불시착했다.청해진함은 18일 오전 7시40분께 기체를 인양했다.승무원도 모두 구조됐다. 앞서 지난 15일 오후 8시58분께 전남 진도 동남쪽 14.5㎞ 해상에서 초계비행 중이던 3함대 소속 링스헬기 1대가 추락, 권태하(32) 대위가 숨지고 홍승우(25) 중위 등 3명은 실종됐다. 링스는 영국에서 1970년대 초반에 해군의 해상작전 및 육군의 강습헬기로 개발됐다. 1980년 포클랜드 전쟁 때 영국 구축함에 탑재한 링스의 미사일이 아르헨티나 구축함을 격침시켜 진가를 알렸다. 현재 15개 국가에서 대수상함 작전, 대잠수함 작전 등 해상 작전 헬기로 운용중이다. 우리 해군은 구형 S-2E트래커 초계기를 대체하기 위해 1991년과 2000년에 모두 20여대를 도입했다. 2000년에 도입한 모델은 수중온도 정보가 화면에 나타나는 수중음향탐지기와 위성항법장치(GPSㆍGlobal Positioning System)가 장착돼 있다.  또 대부분의 링스헬기에는 국내기술을 이용해 개발한 열상감지장비(FLIR)와 전자전지원장비(ESM)가 장착돼 있다. 주무장으로는 함정을 겨냥한 시스쿠아(Sea-skua) 대함미사일을 2~4기와 잠수함을 겨냥한 Mark 44 ) 대잠미사일 2기를 장착한다. 그만큼 대잠수함 작전에는 없어서는 안될 전력이다. 이런 링스가 추락하거나 불시착한 것을 걱정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천안함 침몰 이전에 사고가 없었다가 최근 사고가 난 것과 관련,"천안함 침몰사고 이후 강화된 경계근무태세에 따른 조종사의 피로도가 높아진 것이 원인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실제로 해군은 천안함 침몰사고 이후 전.후방의 경계근무태세 강화 지침을 하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2함대는 지난 해 1월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이 '대남 전면 대결태세 진입' 성명을 발표한 직후 경계근무태세 강화 지침에 따라 24시간 긴급 출동태세를 계속 유지해오는 등 근무강도를 높여왔다. 더욱이 불시착한 링스헬기는 천안함 침몰사고 후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원에 전진 배치된 한국형 구축함(KDX-Ⅱ)인 왕건함(4500t급)에서 레이더에 포착된 미상의 물체를 확인하기 위해 이륙, 초계비행에 나섰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미상의 물체를 '새떼'로 확인한 다음 왕건함으로 복귀 도중 바다에 불시착했다는 해군의 설명이다.비록 왕건함 착륙갑판이 다른 함정에 비해 넓다고는 하나 왕건함이 계속 움직이고 파도로 함정이 아래 위,좌우로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바람마저 불 경우 갑판에 착륙한다는 것은 등에 식은 땀이 흐르게 할 정도로 어려운 작업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물론 기체 결함 또는 정비 불량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소청도 해상에 불시착하고 진도 앞바다에 추락한 링스헬기는 모두 1991년 도입된 기종이라는 게 이유다.진도 해상에서 추락한 링스헬기는 평시 초계활동을 위해 이륙, 2시간가량 비행구역을 선회한 뒤 복귀할 예정이었고, 당시 해상 기상이 양호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이같은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것도 사실이다.그러나 링스헬기는 적 잠수함을 탐지하기 위한 첨단 장비가 탑재돼 있는 만큼 작전 전후에 철저한 점검을 하는 만큼 가능성이 낮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아 착륙 중 여의치 않아 사고가 났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어느 것도 속단하기엔 이르다. 국가 안위가 달려있고 귀중한 정보가 노출될 수 있는 만큼 인내심을 기다리는 게 현명한 일이다.양낙규 기자 if@<ⓒ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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