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증권사, 저축銀 잇단 인수 추진..왜?

오프라인 지점 확대·신(新) 금융서비스 확보 등 '일석이조'..PF위험·가격차 등 결렬 뇌관 해결 관건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올 들어 중소형 증권사들의 저축은행 인수 추진이 늘고 있다. 외형적 한계에 막혀 새로운 수익 모델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하기 쉽지 않은 중소형 증권사 입장에서 오프라인 지점 확대와 함께 주식담보대출 등 사업 다각화를 동시에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11일 금융 당국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푸른2저축은행 인수 협상이 최종 단계에서 결렬된 키움증권을 비롯해 KTB투자증권 부국증권 등이 물밑 협상에 나서고 있다. KTB투자증권과 부국증권은 각각 서울저축은행, 삼신저축은행과 인수합병(M&A)이 진행중이다. 이밖에 한때 키움증권측이 관심을 보였던 하나로저축은행을 포함한 4~5개 수준의 저축은행도 M&A시장에서 접촉이 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M&A에 가장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는 패는 KTB투자증권-서울저축은행이다. 업계에 따르면 KTB투자증권은 지난달 자산규모 1조2000억원 수준의 서울저축은행과 M&A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최근에는 매각을 전제로 한 실사 작업을 마쳤고 이르면 이번주내 본계약이 체결될 예정이다. 서울저축은행의 주요 입점 지역은 강남으로 4개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수익 모델 다각화를 위해 저축은행 인수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진 부국증권도 삼신저축은행 인수 타당성을 저울질하고 있는 단계다. 이처럼 중소형 증권사들이 저축은행 인수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주요 사유는 '신사업 창출 및 수익 모델 다각화'다. 인수대금 협상이 무난히 잘 이뤄질 경우 적은 비용으로 오프라인 지점도 확대하고 새로운 수익 모델도 찾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증권사들의 현 고객층(수익모델)은 크게 일부 법인과 온라인 브로커리지에 불과하다"며 "이런 맥락에서 저축은행 인수를 성사시킬 경우 낮은 가격에 오프라인 지점도 확보하고 더불어 주식담보대출 및 주식매입자금대출 등 새로운 금융서비스 사업도 창출할 수 있게 된다"며 중소형 증권사들이 저축은행 인수에 적극적인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대형사들은 지난해부터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이용한 지급결제서비스 혜택을 늘리고 있다"며 "중소형사의 경우 이 한계점을 극복해 우회적인 사업 모델을 선택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저축은행 인수가 녹록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부실한 저축은행조차도 자체사업이 보유하고 있는 프리미엄만을 고려한 채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M&A 시장에 나온 저축은행의 가격대는 최소 규모가 500억~1000억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 인수 업무를 추진하고 있는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저축은행별로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문제시 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규모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며 "해당 위험성을 고려해 프리미엄 등을 낮춰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번번히 최종 단계에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좌절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편 계열사로 저축은행을 두고 있는 증권사로는 한국투자증권 동부증권 솔로몬투자증권 등이 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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