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출구전략 버냉키 '입 연다'

[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이번주 출구전략과 관련한 하원 증언에 나서는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어떤 밑그림을 제시할까.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 가운데 연준 내부에서 최근 제기된 초과지준 금리 인상이 유력한 방안으로 부상했다.블룸버그통신이 최근 입수한 메모에 따르면 버냉키 의장은 오는 10일(현지시간) 미 하원 주택금융서비스위원회(HFSC) 청문회에 출석, 출구전략에 대한 연준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HFSC는 이 자리에서 연준의 비상 유동성 프로그램 종료에 따른 고용시장 및 경기 파장을 점검할 계획이다.유동성 회수를 위해 연준이 쓸 수 있는 카드로 초과지준 금리 인상, 역환매조건부 채권매매, 기간물 예금 발행, 보유 자산 매각 등이 거론된다. 도날드 콘 연준 부의장은 지난 달 말 연설에서 “연준은 출구전략 방법에 관한 실질적인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며 연준이 여러 가능성을 놓고 고민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 가운데에서도 초과지준에 대한 금리 인상은 가장 유력한 유동성 회수 방안으로 꼽힌다.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현재 0.25%인 초과지준 금리를 인상하면서 출구전략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초과지준 금리를 인상할 경우 시중 은행이 중앙은행에 더 많은 자금을 예치, 유동성을 흡수할 수 있다는 것. 또 0~0.25%의 연방기금 금리를 비롯한 단기금리의 인상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해 말 “연준이 초과 지준 금리를 인상하면 단기 금리 인상이 나타날 것이고 대출 수요도 제한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연준이 초과지준 금리 인상을 통해 기준금리 인상과 같은 효과를 노리는 것은 그 동안 금융권에 막대한 유동성을 쏟아 부은 결과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금리 조절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WSJ은 설명했다. 연준은 초과 지준금에 대한 이자 지급을 지난 2008년 10월부터 시행, 통화정책의 주요 수단으로 도입했다.연준이 본격적인 출구전략에 뛰어드는데까지 최소 수개월 이상 걸릴 것이라는 전망에는 이견이 없다. 다만 최적의 시기를 포착하는 데 고도의 정책적 묘가 요구되기 때문에 우선 정책의 신뢰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WSJ은 증언의 1차적인 목적이 출구전략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시장에 분명히 인식시키는 데 있다고 판단했다.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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