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품업계 '그루브 규정 발빠른 대처 돋보이네'

유예기간 불구 대부분 룰적합 출시, 볼개발에도 영향줄지 관심사

타이틀리스트 AP1 아이언과 캘러웨이 죠스 웨지, PRGR TR500 아이언(왼쪽부터).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골프용품업체들이 그루브 제한 조치에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는 올해부터 아이언(로프트 25도 이상)과 웨지의 그루브에 새로운 규정을 적용했다. 그루브는 페이스에 가로로 나 있는 홈으로 볼의 스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새 규칙은 홈의 깊이와 단면적 등에 제한을 둬 선수들의 변별력을 높였다. 프로골퍼들은 이미 모든 대회에서 새로운 아이언과 웨지를 사용중이다. 아마추어골퍼들은 물론 2024년까지 기존 제품을 사용해도 무방하다. 메이저들도 올해까지는 '부적합' 모델을 생산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출시되는 대부분의 신제품에는 '룰 적합'이라는 라벨이 붙어 있다. 아이언 중에서는 타이틀리스트의 AP시리즈와 PRGR의 TR500, 핑의 i15, 던롭의 신젝시오 등이 있고, 웨지 중에서는 캘러웨이의 죠스 등이 있다. 그렇다면 메이커들은 1년간의 생산유예기간이 있음에도 왜 룰에 적합한 모델을 서둘러 출시하는 것일까. 우선 이미지다. 김세훈 던롭 홍보팀장은 "일본 본사에서 부적합이라는 말 자체가 풍기는 부정적인 이미지에 대해서 꺼린다"고 전했다. 소위 '신사의 게임'인 골프의 용품을 생산하는 업체는 당연히 앞장서서 룰을 지켜야 한다는 의미다. 계산기를 두드린 결과이기도 하다. 김성남 PRGR 홍보팀장은 "업체들은 선수마케팅을 통해 판매 붐을 조성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프로용과 아마추어용이 서로 다르면 제품의 연관성이 떨어져 큰 홍보효과를 기대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생산 단계에서의 비용도 올라가게 마련이다"고 말했다. 다른 하나는 기술력이다. 업체들은 그루브의 제한으로 인해 줄어든 스핀력과 낙하 후 구르는 거리가 늘어나는 것을 보완하기 위한 '대안 기술'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페이스 뒷면 캐비티의 성능향상과 무게 중심을 대폭 낮추는 방법 등이다. 몇 년 전 페이스 반발력 제한 조치가 나왔을 때도 업체들은 샤프트 성능 강화와 헤드구조의 변화 등을 통해 탈출구를 마련했다. 이들과 달리 틈새시장을 노리고 '양공작전'을 펼치는 곳도 있다. 투어스테이지의 경우 X블레이드703 아이언은 새로운 규칙에 부합하지만 뉴ViQ 모델은 기존 그루브 형태를 갖추고 있다. 다이와도 GⅢ 실버 아이언은 부적합 모델이지만 온오프510 아이언은 적합 제품이다. 이번 그루브 제한 조치는 한편 향후 볼의 개발에도 영향을 미칠지도 새로운 관심사가 되고 있다. 캘러웨이는 이미 스핀력을 강화한 '투어아이에스(Tour iS)' 볼을 출시했다. 투어스테이지는 지난해 출시한 U스핀 볼이 올해 더욱 각광받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웨지 샷에서의 스핀력이 한국골퍼들의 볼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게 두 업체의 주장이다. 반면 타이틀리스트는 그루브 규정에 따른 볼 구조의 변화를 계획하고 있지 않다. 이선화 타이틀리스트 홍보팀 과장은 "새 그루브 규정은 100야드 이내의 러프 샷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지만 자제 조사결과 실제 라운드에서 이런 어프로치 샷이 차지하는 비중은 4%에 불과했다"면서 "스핀력보다는 비거리나 타구감, 방향성 등의 요소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세영 기자 freegolf@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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