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원전 수출시대 열다<중>포스트 UAE프로젝트 잡아라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UAE 400억弗 수주로 원전수출의 첫 스타트를 끊은 이후 포스트 UAE(원전수출) 대상프로젝트에 대해 관심이 높다. UAE 원전을 수주한 한국전력 컨소시엄이 향후 해외 원전수주를 주도하는 가운데 이번 컴소시엄에 참여하지 않은 업체들도 국가별, 프로젝트별로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UAE의 성공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향후 해외 원전수주를 리드하면서 국가별, 프로젝트별로 컨소시엄 참여사들은 달리할 것으로 보인다.29일 지식경제부와 한전, 한수원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제 2의 원전수주국가로 터키,요르단, 핀란드, 우크라이나 등 4곳이 유력한 것으로 파악됐다. 요르단은 현재 아카바(Aqaba) 인근 지역에 100만kW급 원전 2기 건설 목표로 후보 노형에 대한 기술성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최근 우리나라의 원자력연구원이 연구용 원자로 입찰에서 최우선 협상대상자로 확정되면서 한국형 상업용 원전수주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고 말했다. 요르단 원전은 정부 간 협력사업의 일환으로 이번에 UAE에서 수주한 APR1400 1기 건설을 협의 중이다. 한전 관계자는 "부지입지와 재원조달 문제 등 몇 가지 쟁점사항이 원만히 해결되면 수주 가능성이 높은 것"이라고 말했다. 김쌍수 한전 사장은 지난 3월 요르단을 방문해 요르단 국왕을 접견하고 원전 수주를 위한 협조를 구한 바 있다. 한승수 전 총리도 중동 순방길에 요르단을 방문, 원전 수주를 위한 세일즈 외교를 펼친 바 있다. 요르단 수주에는 대우건설의 참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UAE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은 대우건설은 요르단 연구용 원자로 건설공사를 따냈다.현재 국내 원전 수주를 우선 추진하고 해외진출을 위해 플랜트사업본부가 중심이 돼 각국의 예상발주 리스트를 확보, 수주영업에 나서기로 했다.터키는 100억달러 규모의 2원전(2기)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내년 상반기경 발표를 앞두고 있다. 1차 입찰에서 러시아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됐으나 별 진전은 없는 상태다. 한전 관계자는 "흑해 지역에 신형경수로(APR1400) 2기를 공급하는 것을 터키측과 협의 중이다"고 말했다.핀란드는 6번째 신규 원전 건설을 추진 중이다. 현재 TVO社와 포툼社, FO社등이 건설허가를 신청한 상태. 우리 정부는 지난해부터 핀란드 TVO社와 APR1400 건설타당성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유럽은 프랑스 아레바社가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어 타당성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수주 일정 등을 감안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가장 먼저 발주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2030년까지 원전설비용량을 현재보다 2배 증설하기로 하고 3기의 신규 원전 건설을 추진키로 했다. 국영기업인 에너르고아톰사는 금명간 1기 이상의 원전건설 사업을 발주할 예정이다. 한전은 이곳에서의 수주활동을 펼치고 발주가 이루어지면 입찰에 참여할 것을 검토 중이다.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아세안(ASEAN) 국가들도 원전건설 계획을 갖고 있다. 하지만 국가재정 등 도입기반이 취약한 상태여서 중장기 과제로 판단하고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아세안국가에는 원전 도입 인프라구축을 지원하는 인력양성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지경부가 추진하고 한전이 주관한다. 지난 11,12월 태국 베트남 등 5개국 고위관료를 대상으로 교육을 했고 2011년까지 3년간 진행된다. 한전과 한수원, 한국전력기술 등 전력그룹은 국내외 고급 원자력 전문 인력양성을 위해 579억원을 투입해 오는 2012년에 한국전력 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을 개교할 계획이다.지경부는 요르단 터키 등 중점추진대상국을 별도로 분류해 정상외교 등을 통해 수주지원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아세안 등 잠재시장 대상국에 대해서는 전략적 제휴, 인프라구축 지원 등을 통해 협력기반을 다진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원전은 이번을 계기로 원전을 차세대 수출주력산업을 중점 육성하기로 했다. 우선 수출전략형 노형인 APR+을 당초계획보다 3년 앞당겨 2012년 개발키로 했다. 미확보된 핵심ㆍ원천기술인 핵심설계코드, 원자로 냉각재펌프(RCP), 원전 제어계측장치 (MMIS) 등은 자립화를 적극 추진키로 했다. 한국원자력산업회의 내에 설치된 원전수출지원센터를 대폭 보강해 원전 해외수출업무를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한 관계자는 "지경부, 교과부가 의견에 접근한 상태"라며 "조직과 인력을 대폭 보강하고 추후에 세부 운영 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학 지경부 차관은 "오는 2030년 1200조원의 원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내달 종합적인 원전 수출 지원계획을 마련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전력그룹과 건설사 등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한전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5개 팀으로 구분됐던 자재처를 자재총괄팀, 계약관리팀, 기업수출지원팀으로 각각 업무를 통ㆍ폐합했다. 해외사업본부에서도 원자력사업팀, 수력사업팀, 정책사업팀으로 구분되던 원자력사업처를 원자력사업 1ㆍ2팀, 원자력기술팀으로 개편했다. 해외사업운영처 소속이던 발전기술팀을 해외사업개발처로 옮겼다. 대림산업도 원자력사업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원자력사업 전담조직인 원자력사업팀을 확대했다. 원자력사업 전문기술자를 200명 이상 보유하고 있는 이 회사는 원전시공을 위한 시공기술연구 및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수주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동아건설과 GS건설,SK건설 등은 시공능력은 있지만 실적이 미약해 해외진출보다는 국내 실적보강에 주력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경제부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