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선영 기자]금융시장의 월말 화두로 떠오른 두바이월드 모라토리엄(채무 상환 유예) 이슈가 진정되면서 외환시장도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주 상승폭 20원을 대부분 돌이켰고 코스피지수도 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외환당국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환율이 급등했던 폭을 반납하는 과정 역시 오버슈팅이 될 수 있는 만큼 경계심을 늦출 수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환율이 두바이사태로 인해 상승 쪽으로 급격히 쏠릴 경우 다시 달러 매도 개입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장 전반에서는 두바이 악재에 대한 과잉반응이었다는 분석이 우세해졌다. 두바이 사태가 찻잔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나 불확실성이 불거질 수 있으므로 시장의 경계심리는 여전하다. 아부다비가 일단 선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히면서 오버슈팅이 가라앉고 시장은 잠잠해졌지만 아직 불안감은 남아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렇다 할 구체적인 채무 재조정 절차는 나오지 않고 있다. 축제를 맞아 휴장했던 두바이 금융시장이 개장하기 직전에야 U.A.E 중앙은행이 특별 유동성 창구를 마련한다고 밝혔지만 이같은 지원이 두바이를 위한 지원만은 아니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두바이월드의 부동산 개발 자회사 나크힐은 당장 다음달 14일까지 약 35억달러 규모의 채무를 상환해야 하는 형편이다. 아부다비의 선별적 지원으로 당장 급한 불은 끄더라도 부실자산 매입 차원의 조치에 그칠 경우 유럽 금융기관들이 부실을 떠안아야 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하루만 보고 두바이 사태가 일단락 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주식과 환율의 경우 그때 그때 재료에 따라 빠르게 반응하므로 이를 감안해야 하고 CDS프리미엄이 상승했다가 회복되는 속도 및 신흥국 해외 차입 여건도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일단 두바이 사태가 불거지면서 연말까지 과도한 환율 하락은 막아보자는 입장이던 외환당국으로서는 반대로 환율 급등에 대해서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그동안 외환당국은 환율의 레벨에 국한하지 않고 변동성 및 시장 심리의 쏠림 여부를 중심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단순히 환율 레벨만 봐서는 1150원대에서 1200원선이면 부담이 없을 수 있지만 자칫 위쪽이든 아래쪽이든 변동 속도나 시장 심리가 한쪽으로 쏠릴 경우 당국이 스무딩오퍼레이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환율이 위로 1200원선에 대한 부담은 덜어낸 상황이나 아직 두바이 관련 문제가 해결 국면으로 접어든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두바이월드의 채무 재조정 절차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유럽계 금융기관 유동성 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을 아직은 간과할 수 없다. 한 시장참가자는 "외환당국이 지난해 연말 위쪽을 걱정했던 것과 반대로 아래쪽을 걱정하고 있기는 하나 두바이 사태로 인한 환율 급등에 회심의 미소를 지을 수는 없었던 상황"이라며 "두바이 사태로 인해 환율이 한쪽으로 쏠릴 경우 대응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30일 오후 원·달러 환율은 15.0원 하락한 1160.5원에 거래되고 있다. 유로·달러 환율은 1.5068달러로 상승하고 있다. 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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