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투명 장관'이 되겠다는 주호영 특임장관?

[아시아경제 박현준 기자] 주호영 특임장관은 지난 20일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반투명 장관'이 되겠다"는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주 장관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며 언론에서 '투명장관'으로 묘사했기 때문이다. 그는 "특임장관이란 업무 특성상 하는 일을 다 밝힐 수 없다"면서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주 장관이 맡고 있는 특임장관은 옛날의 '정무장관' 혹은 '무임소 장관'에 가까운 역할이다. 정부부처를 지휘하는 장관이면서도 국회와 접촉을 하면서 쟁점현안을 조율한다. 특임장관의 만남 자체만으로도 '정치적' 의미가 있기 때문에 누구를 만나는지 일일이 공개할 수 없다. 더구나 주무부처가 있는 현안의 경우, 특임장관이 나섰다간 월권으로 비칠 여지도 있다. 조심스런 처신으로 자연스럽게 '투명'해질 수밖에 없는 자리다.따라서 정부가 추진하는 세종시 대안구상에 반발하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비롯한 친박계 의원들의 만남도 일일이 공개하지 않고, 설사 접촉이 알려져도 원론적인 내용을 전달했다고 설명하는데 그친다. 그러나 주 장관은 할 일은 하고 있다고 분명히 강조한다. 그는 세종시에 지나치게 인센티브가 집중되면서 다른 기업도시ㆍ첨단복합단지에서 공동화를 우려하고 있다는 점을 총리실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주 장관은 "세종시에 대한 지나친 인센티브는 '가치배분의 왜곡'이라는 의견을 정부에 전했다"고 했다. 특임장관을 국민과 당의 생각을 국민에게 전달하는 역할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게 주 장관의 구상으로 보인다.소리 없이 큰 발걸음을 보이겠다는 그의 구상을 실천하려면 어려운게 사실이다. 11년 전 폐지됐다 부활한 특임장관실이기 때문에 업무영역과 관례를 주 장관 스스로 만들어 가야한다. 기자단과 만남에서 "롤모델이 없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모르겠다. 당시 인원도 없어져서 어렵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때문에 그의 걸음 하나하나가 중요하다. 특임장관실이 존재하는 한 모두 그의 행보를 따라할 것이다. 정원 41명의 미니부처에 다들 눈을 집중하고 있는 까닭이기도 하다.박현준 기자 hjunpar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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