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완 매일유업 대표 '수익보다 아이 건강이 우선'

매일유업, 선천성 대사이상 증후군 아이 위한 특수분유 생산 10년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 환아들은 자신의 상태를 알기 위해 아미노산 수치를 수시로 확인해야만 한다. 사진은 지난 7월에 열린 매일유업의 '제9회 PKU 가족캠프'에서 이동환 순천향대 교수가 환아 대상으로 단백질 수치 검사를 하고 있는 모습.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만들면 만들수록 손해를 보는 일이지만 힘들고 어려운 아이의 건강이 우선돼야 합니다. 힘이 닫는 한 계속 만들 생각입니다."(김정완 매일유업 대표이사)매일유업의 특수분유 생산이 10년을 맞았다. 매일유업은 지난 1999년 10월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 유아를 위한 페닐케톤뇨증(PKU) 분유 등 8종의 특수분유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PKU는 단백질을 구성하고 있는 아미노산 중 페닐알라닌을 섭취하면 대사되지 않고 체내에 쌓여 장애를 일으키는 증상을 말한다. 매일유업이 해마다 생산하는 선천성 대사이상 분유 캔 수는 2만개에 이른다. 그러나 팔린 것은 한 해에 2500개가 조금 넘는다. 나머지 1만7500개의 캔은 폐기 처분할 수밖에 없다. 실제 매일유업은 지금까지 제품 생산을 위해서 초기연구개발비, 제품 생산해서 판매되지 않고 폐기 처분한 제품 등 모두 수억 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손실에도 불구하고 매일유업은 소수의 유아들을 위한 특수분유 생산을 10년째 계속하고 있다. 이는 창업주인 고 김복용 회장의 뜻을 받들기 위함은 물론, 매일유업의 사훈인 봉사와 신뢰에 합당한 일이기 때문이다.이 같은 특수분유를 만드는 과정도 쉽지 않다.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전 공정을 중단하고 오로지 이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과정에 돌입해야 한다. 특히 제품별로 제한해야 하는 아미노산이 다르기 때문에 제품생산 설비를 세척하는 데만 종류별로 4~5시간 걸린다. 게다가 혼합시간은 또 1~2시간이 걸리며 제품 포장 단계에서는 일일이 라벨을 붙이는 수작업을 해야 한다. 박정식 매일유업 중앙연구소 연구원은 "생산라인을 축소해서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일정량을 생산해야 하는 것이 정말 쉽지 않다"며 "해마다 선천성 대사이상 특수분유를 만들어내는 이 때에는 공장이고 연구소고 모두 비상이 걸린다"고 말했다. 최근 인구보건복지협회는 매일유업에 기존 8개 이외의 추가 제품에 대한 생산을 요청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 집중적인 논의를 하는 과정이지만 실제 생산할 수 있는 품목이 많지 않다. 매일유업 내부에서도 수익이 되지 않는 품목을 무한정 늘릴 수 없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김정완 매일유업 대표는 "사회를 위해서 회사가 존재하고 회사가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야말로 기업의 책무이기도 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라며 "매일유업이 존재하는 한 특수분유의 생산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유통팀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