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인천 부개역 부근의 다세대주택이 감정가 9000만원에 경매로 나왔다. 이 물건은 총 3번 유찰되면서 감정가의 49%인 4410만원에 경매가 진행됐다. 6개월간 경매를 공부하던 이병철씨는 가격만 보고 5700만원에 입찰서를 제출했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이었다. 결과는 단독입찰로 이씨가 낙찰받았다. 순간 이씨는 불안감이 찾아왔다. 3번 유찰된 물건에 단독 입찰로 낙찰받았단 건 물건에 문제가 있거나 권리분석상 수익이 나지 않기 때문이었다. 이씨는 이에 경매전문가를 찾았다. 전문가는 물건을 보자마자 이씨의 섣부른 선택을 지적했다. 이 물건에는 전입일자가 선순위면서 확정일자는 후순위로 받아 배당신청을 한 6500만원의 세입자가 있었다. 확정일자보다 빠른 선순위 근저당권인 00은행이 낙찰금을 모두 배당받기에 결국 이씨는 세입자의 배당금을 고스란히 인수해 내 줘야 했다. 결론적으로 1억2200만원에 낙찰을 받은 셈이다. 이에 A씨는 입찰보증금을 포기하려고 했다. 감정가 9000만원 짜리를 1억2000만원에 건네받을 순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전문가는 한가지 조언을 했다. 00은행이 대출 당시 임차인이 있었음에도 대출을 감행한 건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다. 이에 이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00은행 직원에게 사정해 놀라운 사실을 알아냈다. 낙찰자가 인수해야 할 임차인은 소유자 겸 채무자의 장인이었다. 그는 00은행 대출당시 무상거주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확인서를 제출했고 은행은 그의 말에 따라 대출을 해줬던 것이다. 이씨는 곧바로 전문가에게 사실을 전했다. "근저당권자가 담보로 제공된 건물에 대한 담보가치를 조사할 당시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이 그 임대차 사실을 부인하고 임차보증금에 대한 권리주장을 하지 않겠다는 확인서를 작성해준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금반언 및 신의 측에 위반돼 임차인의 배당요구를 허용할 수 없다(대판 1987. 2. 27 89다12211)"즉 경매당한 물건의 소유자의 장인은 6500만원에 배당을 신청했지만 은행에 대출을 받으면서 해당 물건에 대한 권리 주장을 하지 않겠다는 확인서를 작성했기에 이씨가 배당금을 내 줄 필요가 없게 된 것. 이에 이씨는 의외의 수익을 거둘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입찰 전에 물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하지 않았던 점을 후회했다. 입찰전에 알았다면 최저가로 낙찰해 약 1000만원 가량은 더 싸게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박규진 지지옥션 원장>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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