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복지공단, 의학적 자문 없이 '세계 최초'에 집착
[아시아경제 이현정 기자]근로복지공단이 최근 유행하고 있는 신종플루에 대해 의학적 자문도 없이 업무상 질병 판정을 내려 경영계와 노동계 양측 모두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권선택 자유선진당 의원은 16일 근로복지공단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근로복지공단이 신종 인플루엔자A에 대해 업무상 질병 판정 지침을 발표하면서 전염병 관리를 총괄하고 있는 질병관리본부와 어떠한 상의나 협조도 없었다"며 "경영계는 물론 노동계까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주장했다.권 의원에 따르면 지난 9월17일 근로복지공단이 신종플루 산재지침을 발표하자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는 "비보건의료종사자에게까지 신종플루를 산재로 인정할 경우 기업의 부담과 사회적 혼란이 가중된다"며 지침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역시 "비보건의료종사자는 공단이 발표한 산재인정 요건을 통과하기 어려워 사실상 산재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근로복지공단이 산재로 인정하지도 않을 거면서 생색만 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이에 대해 권 의원은 "현실적으로 공단이 발표한 산재인정 요건을 모두 총족하기가 쉽지 않은 것은 물론, 공단이 질병관리본부나 의사협회 등과의 협의도 없이 성급한 판정을 내린 것은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권 의원은 또 "국회 입법조사처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어느 나라도 신종플루와 같은 감기성 질환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한 사례가 없었다"면서 "세계최초라는 수식어에 집착한 근로복지공단의 한건주의가 불필요하게 경영계와 노동계가 대립할 빌미만 제공했다"고 질책했다.한편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9월 ▲신종플루를 검색하는 공항·항만 등의 검역관 ▲신종플루 발생 고 위험 국가 해외출장 근로자 ▲기내에서 환자를 돌 본 사람 또는 안면마스크 없이 신종플루 환자와 같은 좌석열 혹은 앞·뒤 3열까지의 좌석에서 1시간 이상 비행한 사람 ▲신종플루에 감염된 동료 근로자와 의미있는 접촉으로 감염된 자들 중 업무활동의 범위와 신종플루의 전염경로가 일치되고 업무수행 중 신종플루에 전염될 만한 명백한 행위가 있으며 신종플루에 노출되었다고 의학적으로 인정되고 가족이나 친지 등 업무외의 일상생활에서 전염되지 않는 등의 4가지 요건을 충족할 경우에 한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이현정 기자 hjlee303@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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