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상봉]“저도 북한에 어머님 두고 온 이산가족”

김석규 이산상봉 의료지원단장

[금강산=아시아경제 박현준 기자]"저도 북한에 어머님을 두고 온 이산가족입니다. 만나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이번에는 소임이 상봉자들의 가족을 챙기는 일이니 이 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금강산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참가한 120명의 남측 이산가족들의 건강을 책임진 대한적십자사 의료지원단을 이끄는 김석규(74) 인천적십자병원장.김 원장은 "고령자들이 많이 포함된 이산가족들이 행여 건강문제로 반세기 넘게 기다려온 상봉이 차질을 빚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특히 신종플루에 대한 우려가 큰 만큼 이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다"고 말했다.김 원장은 27일 오전 이산가족들의 가족별 상봉이 열리던 금강산호텔에서 남측 공동취재단과 인터뷰를 했다.▲상봉자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가장 신경쓰는 대목은.-한적측이 신종플루에 대해 각별한 교육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상봉 때 서로 울면서 눈물을 닦아 주다 보면 예방 지침에 어긋나는 일이 발생할 수 있지 않겠나. 그래서 가급적 많이 울지 마시고 못다 한 이야기 많이 나누시면서 '웃는 상봉'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이번에 북측 의료진과 신종플루에 대해 이야기해봤나.-신종플루가 북측에도 있느냐고 물었더니 "전혀 없다"고 말하더라. 신종플루로 확인된 케이스는 없을지 모르지만 북한에도 발병했을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북측에서도 남측의 신종플루 소식을 듣고 걱정했을 듯 한데-그래서 이번 행사에 참석한 북측 관계자들에게 예방교육을 많이 시켰다고 하더라.▲한적 의료진은 어떻게 구성됐나.-단장인 저와 의사 2명, 간호사 2명이 왔다. 인천적십자사병원에서 구급차 한대도 왔다.▲적십자 의료사업에 몸 담게 된 경위는.-나는 평양 출신으로 의사공부를 한 뒤 미국에서 오래 살았다. 미국 체류중 북한 병원 10여 곳에 금전적인 지원을 해 주는 사업에 참여했다. 적십자병원에는 반년 전에 왔다.▲실향민이신데 북쪽에 가족이 있나.-평양 시내에서 나고 거기에서 자랐다. 6.25 전쟁 때인 1951년 1.4후퇴 때 남으로 내려 왔다. 어머니와 여동생이 있지만 어머니는 연세가 많으시니 아마 돌아가셨지 않을까 생각한다.▲북측 가족 소식은 접했나.-미국에 있을 때 편지를 쓰고 싶었는데 전혀 연락이 안되더라. 여기 금강산에 와서도 평양이 고향인 분들이 있을테니 고향이 어디냐고 묻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공적인 일로 온 내가 그러면 안 되는 것 아닌가.▲상봉 현장에 왔으니 감회가 남 다르겠다.-저도 25일 속초 한화콘도에서 방북을 위한 사전 건강교육을 하면서 눈물이 나려는 것을 꾹 참았다.▲이산가족들의 건강은 어떻게 챙기고 있나.-아침 저녁으로 체온을 재고 일일이 문진하면서 건강이상 유무를 살핀다. 특히 고혈압이나 당뇨 등으로 약을 드셔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혼자서도 알맞게 드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것이 중요하다.금강산=공동취재단박현준 기자 hjunpar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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