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부, 회복이후 대비 유동성 회수 등 지침
정부가 2ㆍ4분기 이후 한국경제의 회복기운이 역력해지자, '비정상적 경제상황에서 취한 비상조치를 회수하기 위한' 단계별 행동지침을 만들고 있다. 소위 출구전략 '매뉴얼(행동지침)'인 셈이다. 12일 기획재정부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금융시장 불안 해소와 경기급락 방어를 위해 취해졌던 비상조치들이 당초의 목적을 어느 정도 성취한 것으로 판단, 비상조치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단계별 출구전략 매뉴얼을 작성하고 있다. 지금 당장 출구전략을 펼칠 정도의 경기회복 수준은 아니지만 적 시점을 놓쳐 재차 경제체질을 약화시키는 우를 범하지 않겠다는 생각에서다. 매뉴얼에는 ▲은행 차입 외화표시 채무의 원리금 상환에 대한 국가보증의 정상화 ▲세출구조조정과 임시투자세액공제 폐지 등 세수증대방안 ▲외화건전성 감독체계 정비 ▲ 기준금리 인상 ▲중소기업 등 기업 구조조정 촉진 ▲DTI(총부채상환비율) 비율규제 전국 확대 여부 등에 대한 시행 시점과 방안, 그리고 파장 등에 대한 분석이 담겨져 있다.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 국내외의 불안요인이 여전해 정책방향의 전환에 대한 논의가 시기상조라는 생각은 여전하지만 IMF, OECD 등이 한국경제가 선진국에 비해 빨리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경제위기 이후의 정책방향을 사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출구전략 매뉴얼의 필요성을 말했다. 정부는 특히 풀려나간 돈에 대한 유동성 회수시점, 기준금리 인상 등 통화정책의 정상화가 적기에 이뤄지지 못할 경우 예상되는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이미 유동성 환수는 점차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소극적인 의미의 출구전략은 시작된 거나 마찬가지"라면서 "앞으로 기준금리 인상, 확장적 재정을 긴축 기조로 바뀌는 시점에 대한 논의 등 본격적인 출구전략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도 최근 경기상황이 당장의 금리 정책 변화를 요구하고 있지는 지에 대해 불확실 하지만 준비는 할 필요가 있다는 자세다. 또 다른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3분기 경제 흐름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며 경제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플러스(+)가 나올 경우 4분기부터 매뉴얼에 따른 출구전략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그러나 미국, 일본, EU 등 주요 선진국이 여전히 출구전략 카드를 꺼내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앞서서 출구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인상을 줄 필요가 없다는 입장에서 출구전략도 점진적으로 그리고 소극적인 모양새를 갖추게 될 것이라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이규성 기자 bobos@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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