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전략] 외국인을 주목하라

전일 증시는 유동성 확장을 조절할 의사를 표명한 중국인민은행의 언급으로 하락반전한 중국증시와 경기선행지수의 개선추세가 이어지며 상승한 일본증시의 영향으로 오락가락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수급상 외국인의 빈자리를 대신한 프로그램 매수 우위에 힘입어 소폭 상승(5.6pt) 마감했다. 7일 외국인의 변화 여부에 대해서 증시 전문가들도 엇갈린 의견을 내놓았다. 외국인의 매수기조 자체가 끝나지 않았다는 것에는 의견을 같이했지만 외국인들이 수위조절 국면으로 전환했다는 목소리와 각종 지표들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전일 증시는 단순한 조정이었을 뿐이란 목소리가 맞섰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여전히 시장의 기본 성격은 외국인 중심의 유동성 장세라는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한가지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은 주도주의 추세다. 어제 외국인들은 18일만에 전기전자업종에 대해 순매도로 돌아섰다. 그동안 시장에서 최대 관심사였던 것이 IT주였음을 감안하면 변화의 가능성이 감지되는 부분이다. 삼성전자 역시 전일 외국인 매도세가 집중되면서 주요 공략대상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반면 8월 들어서 상승세가 부각되고 있는 업종으로는 은행주의 질주가 이어지는 가운데 보험이나 건설 등 내수주와 화학, 철강 등 소재주, 그리고 기계나 운수장비 등 오래 소외되었던 업종들이 떠오르고 있다. 이런 패턴이라면 시장에서는 본격적으로 후발주 고르기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겠다. 내수주와 소재주, 장기소외주 가운데 어떤 업종이나 종목이 확실한 후발주의 지위를 획득할지는 미지수지만 그 뒤에는 외국인이 자리잡고 있을 것이란 점은 분명하다. IT등 대형 수출주에 대한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두되 어떤 종목군이 새로이 외국인들의 낙점을 받게 되는지에 초점을 맞추는 대응이 필요하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국내증시는 지수의 상승탄력이 둔화되는 가운데 장중 불안정한 등락을 반복하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증시가 하락반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17일째 순매수 행진을 이어간 점은 긍정적이지만 ▲매수강도가 현저하게 줄어든데다 선물시장에서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고 있다는 점 ▲중국증시가 불안정한 움직임을 보인 점 ▲코스피가 상승했지만 삼성전자가 2.4%대의 하락세를 보이며 10일만에 단기추세선인 5일 이평선을 밑돌며 마감한 점 ▲업종별, 종목별 순환매가 빨라지고 있다는 점 등은 심리적인 불안감을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이다. 미국 실업률과 중국증시 움직임의 향배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커질 여지가 있는 만큼 일부 급등했던 종목에 대해서는 추격매수보다는 저가매수의 기회를 노리는 한편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고 가격부담이 덜한 종목에 선별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전략이 유리해 보인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전일 외국인들은 8월 들어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순매도 했다. 매도 규모는 제한적이었지만 최근 두달간 삼성전자를 집중적으로 매수한 모건스탠리, CS증권 중심으로 매물이 출회됐다는 점에서 차익실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의 우려와는 달리 삼성전자의 주가는 외국인들의 입장에서는 아직 충분한 가격 메리트를 얻을 수 있는 국면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 외국인들의 삼성전자 시총 비중은 47%에 불과한 상황이라는 점, 글로벌 관점에서도 국내 전기전자 업종은 매력적인 반면 밸류에이션 수준은 낮다는 점 등을 봤을 때 이는 단기 급등에 따른 양호한 과열해소 국면이라고 판단한다.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전기전자 업종이 하락 마감했지만 현재까지의 상승 폭을 고려할 때 가벼운 조정 이상의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고 판단된다. ◆류용석 현대증권 애널리스트=이격 조절에 대한 필요성이 우세한 현지수대에서 지수가 매크로지표 및 수급 상황 등 증시환경에 대한 새로운 점검을 위해 쉬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지금부터 주식시장이 추가 리벨업( Level-up) 되기 위해서는 글로벌 경기패턴에 대한 컨센서스가 U자형보다는 V자형이거나 V자형에 가깝게 형성되거나 이를 대용할 물증을 필요로 하는데, 7일(현지시각) 미국의 실업률 등 몇가지 확인할 지표들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매크로지표들이 간혹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기는 하지만대체적으로 보면 바닥국면에서 V자형에 가까운 반등 또는 개선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발표되는 매크로지표가 쇼킹한 수준만 아니라면 지금까지의 지수 방향성이 쉽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각국의 출구전략 또한 각국이 처한 경제 및 자산시장의 수준 및 상황에 따라 수위와 시기가 다를 수 있고 초기 미세조정 성격의 출구전략이 증시에 직접적인 결림돌일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시장 대응(내수 및 중가권 업종대표주 등)에 있어 지나치게 위축될 필요는 없어 보인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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