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풍'에 '정체'까지...울고 싶은 IPTV

연내 200만명 달성 불가능할 듯...미디어법 통과로 케이블 진영에 주도권 빼앗겨

가뜩이나 가입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IPTV(인터넷TV)가 미디어법 후폭풍에 잔뜩 움츠러들고 있다. 미디어법 처리에 따른 후속 조치들이 사실상 케이블TV 업계를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갈길 바쁜 IPTV의 발목을 붙잡고 있기 때문이다. 4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KT와 SK브로드밴드, LG데이콤 등 3사의 실시간 IPTV 가입자는 7월31일 현재 59만5247명으로 집계됐다. 또한 지상파 실시간 방송이 포함되지 않는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 중심의 '프리(pre) IPTV' 가입자는 119만3843명으로, 전체 IPTV 가입자는 178만9090명에 달했다. 업체별 실시간 방송 가입자는 KT가 27만3585명, SK브로드밴드가 13만2055명, LG데이콤이 18만9607명을 각각 기록했다. 이에 따라 당초 제시된 올해 전체 목표 가입자 200만명 달성(실시간 IPTV 가입자 기준)은 사실상 물건너 갔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초기 시장에서 IPTV 가입자 증가세가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최시중 방통위원장도 지난 7월28일 열린 'IPTV업계 정책 간담회'에서 "실시간 IPTV가 개막된 이후 지금까지 가입자가 50만명을 돌파했지만 욕심에 차지 않는다"며 사업자들의 분발을 촉구했다.지난달 22일 진통끝에 국회를 통과한 미디어법도 IPTV 서비스에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공산도 크다.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IPTV는 대기업ㆍ신문사의 지분 소유 제한이 49%로 확대돼 종합편성ㆍ보도전문채널 사업자(방송법)의 소유제한(30%)보다 진입장벽이 대폭 완화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미디어법 개정안의 핵심이 종편ㆍ보도채널 사업자의 신규 진입이라는 점에서, 케이블TV 플랫폼의 영향력은 더욱 막강해져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종편과 보도채널 신규 사업자로서는 광고 매출 확보가 시급한 만큼, 가입자 1400만 가구의 케이블TV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며 "케이블TV와 경쟁하는 IPTV로서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현재 아날로그 시청자가 전체 케이블TV 가입자의 80% 이상인 가운데, 방송 시장 개방은 채널권을 쥐고 있는 SO(종합유선방송사)의 기득권을 강화할 소지도 충분하다. 이에 따라 신규 사업자들은 물론, 기존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들도 SO에 종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일각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의 각종 IPTV 지원책으로 케이블TV가 위기감을 느낀 것은 사실"이라면서 "미디어법의 파급력을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단기적으로는 케이블TV 시장 활성화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종편과 보도채널이 IPTV 플랫폼에도 진출할 수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IPTV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방통위 관계자는 "IPTV 사업자마다 70개 이상의 채널을 확보했고, 특화된 콘텐츠도 꾸준히 개발해가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케이블TV와 차별화된 서비스로 경쟁력을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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