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GO 글로벌 톱 10']금문교 뛰어넘은 신공법...첨단교량공사 새 강자로

<strong>(1)세계 유일 현수교 '기술축적'</strong>

GS건설이 지난달 따낸 제2남해대교 조감도. 멀리 보이는 남해대교와 같은 형식의 현수교지만 주탑이 8도 기울어진 독특한 방식이다.

지난 6월30일 밤 GS건설 경영진들은 활짝 웃음꽃을 피웠다.공사비 2500억원짜리 고현~하동IC 국도 턴키건설공사 설계평가에서 유력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1등을 차지했다는 낭보가 전해진 것이다.이 소식은 단순히 대형 건설공사를 확보한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것이 GS건설의 설명이다. 이날까지 9200억원대 수주고로 1조원을 넘기지 못한 GS건설이 상반기 마지막날 60%의 지분인 1500억원 규모의 공사를 확보, 국내 공공부문에서만 1조원을 훌쩍 넘기는 수주고를 달성하게 됐다.무엇보다 중요한 성과는 GS건설이 현수교 건설공사를 처음 수행하게 됐다는 점이다. 이 공사 가운데 핵심이 1km에 가까운 해상교량인 '제2남해대교'를 건설하는 부분인데 GS건설은 이 교량을 현수교 방식으로 제안, 성공적인 수주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그동안 GS건설은 사장교 건설실적만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이 공사를 수주한 것에 대해 남다른 의미를 둔다. CEO인 허명수 사장이 공사를 수주한 이후 직접 "현수교 건설실적을 쌓게 됐다"며 "글로벌 톱10 건설사로 등극하는 추진동력을 얻은 셈"이라며 애정을 표시하기도 했다.GS건설은 사장교로는 지난 2004년 주경간이 500m인 목포 고하죽교를 수주, 건설공사를 진행중이다. 또 2006년 수주한 여수산업단지 진입도로에서 주경간 460m짜리 사장교도 시공하고 있다.현수교와 사장교 방식은 교량 건설공사를 대표하는 첨단공법으로 현수교는 인천공항을 잇는 영종대교, 사장교는 제2연륙교인 인천대교를 들 수 있다.이 건설공사의 수주를 위해 프로젝트 매니저로 임명된 GS건설 토목기술설계팀 구정회 부장은 "현수교로는 처음이라는 것이 회사로서는 각별하지만 엔지니어로서 볼때는 훨씬 더 중요한 사실이 있다"고 소개했다. 구 부장은 "현수교라는 형식으로 교량을 건설하되 주탑 기둥을 교량 바깥쪽으로 8도 경사지게 하는 공법을 적용하고 A자 형태의 주탑에 케이블을 설치함으로써 케이블 모양이 입체적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교량의 모습이 된다"면서 "이런 모습의 현수교는 세계 최초"라고 설명했다.정작 GS건설이 이 다리를 미관이 빼어난 현수교 방식으로 제안하게 된 데는 엔지니어가 아니라면 알기 어려운 사연이 숨어있다. 당초 발주기관은 사장교 형식으로 건설할 것을 제시했지만 GS건설은 현수교라는 전혀 다른 방식을 내놨다. 이는 제2남해대교가 들어서는 곳이 해상국립공원지역으로 청정지대라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설계의 콘셉트 단계에서부터 테마를 한려수도 해상공원으로 잡고 환경오염 방지와 미관제고에 초점을 맞춰 설계안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이에따라 교량의 교각을 바다에 설치할 경우 공사를 진행하며 바닷물을 오염시킬 수 있다고 판단한 GS건설 설계팀은 2개의 주탑 설치 위치를 육상으로 끌어내는 현수교 방식으로 타 건설회사와 경쟁했다.교각을 바다에 설치할 경우 해상작업이 필수적이고 이는 작업중의 해상오염이나 건설 후 유지관리 등의 문제 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이 문제는 간단히 해결될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육지로 끌어낸 현수교 주탑에 연결된 케이블을 설치할 수 있는 적당한 위치가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890m 길이의 교량과 케이블을 지지하기 위해서는 200m 정도 육지쪽에 케이블을 고정하는 육중한 버팀목(앵커리지)을 설치해야 하지만 바위산을 뚫고가는 터널이 가로막는 한계가 있었다.구 부장은 "정상적인 방식의 현수교는 성립할 수 없었고 그래서 해답으로 제시한 것이 경사진 주탑이었다"고 말했다. 주탑이 여느 교량처럼 똑바로 서있을 경우 교량 상판의 하중을 견디는 케이블을 지지할 수 있게 교량 바깥쪽 케이블의 길이가 길어져야 하는데, 주탑을 경사지게 함으로써 짧은 길이로도 현수교가 성립되게 만든 것이다. 경사진 주탑이 교량쪽 케이블 하중을 일정부분 소화함으로써 앵커리지는 주탑에서 165m 지점에 설치할 수 있게 됐다.이로써 GS건설이 수주에 성공, 앞으로 건설될 제2남해대교는 나란히 서있는 남해대교와 현수교라는 형식은 같되 전혀 다른 외관으로 세간의 이목을 끄는 명물이 될 전망이다.구 부장은 "해상의 환경을 생각하면서도 육지의 한계를 극복한 것이 이번에 따낸 제2남해대교 건설공사의 핵심성과"라며 "세계에서 유일하게 찾아볼 수 있는 현수교인 제2남해대교 건설공사를 기반으로 세계의 교량공사에 도전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소민호 기자 sm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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