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전 파산은 파국" 옥쇄 파업 중단 호소
쌍용자동차 근로자들이 16일 정상출근 시도의 불가피성을 강조하면서 노조가 진행중인 옥쇄 파업을 중단하고 기업정상화에 동참해 줄것을 호소하고 나섰다.
쌍용차 직원협의체는 이날 호소문을 통해 불법 옥쇄파업이 지속될 경우 회생계획안을 작성하기도 전에 파산에 직면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4500여명 잔여 직원을 포함해 20만명의 생존 문제와 직결되는 만큼 정상출근을 시도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직원협의체는 쌍용차가 지난 4월 24일 이후 진행된 부분파업과 옥쇄파업으로 6월 15일 기준 1280억 원의 매출차질이 발생했고, 이달말에는 손실액이 1990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영업망 붕괴와 협력업체들의 도산으로 파산이라는 돌이키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경우 남아 있는 직원 또한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더 이상 파업을 용납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음을 강조했다.
한편, 이날 집회에 참석한 쌍용자동차 관리직, 연구직, 생산직을 포함한 4000여명은 평택 공장의 정문과 후문 등에 집결, 불법 옥쇄파업의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를 가지고 정상 출근을 위한 평화적인 공장진입을 시도했다.
직원협의체는 지난 10일 개최된 결의대회에서 자사가 처한 상황의 심각성을 알리고 조속한 사태해결을 위해 관련 기관의 협조를 당부한 바 있다.
아래는 호소문 전문.
(호소문)
사랑하는 동료 여러분!
먼저 기구한 운명으로 한 울타리를 두고 서로가 마주서야 하는 가슴 아픈 현실이 정말 개탄스럽고 안타깝기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언론을 비롯하여 정부 관계자, 재야 단체 등은 작금의 쌍용자동차 상황에 대해 다양한 해법을 내놓고는 있지만 정작 지금까지 실질적인 도움은 전혀 없었습니다. 오히려 노사 간, 동료 간의 갈등과 불신의 골만 키우고 있고, 회사가 더 이상 버텨낼 수 없는 한계 상황마저 다다르게 하고 있습니다.
하루 속히 공장가동이 재개되지 않는 한 영원히 쌍용자동차가 멈출 수밖에 없는 절박한 현실에서 우리에게는 시간이 너무도 없습니다. 외부에 의한 도움이 아니라 이제 쌍용자동차가 죽고 사는 것은 바로 4500여명의 직원들과 여러분 그리고 회사와 노동조합의 손에 달렸습니다.
이에 4500여명의 직원들은 더 이상 방관자로서 현재의 상황을 바라보고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기에 오늘 공장 안으로 들어가고자 합니다. 지금 상황이 조금만 더 지체되다간 회사는 결국 파산 신청이라는 공멸의 길로 접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공장 안으로 달려갈 수밖에 없는 이유는 너무도 분명합니다.
쌍용자동차가 여기서 주저앉아 좌절될 수 없는 역사이기에, 1700여명이 쌍용차의 자부심을 가슴에 묻은 채 떠나간 아픔을 너무도 잘 알기에, 그리고 남은 직원들이 강한 회사로 만들기 위한 책임을 통감하기에 우리 모두는 우리의 일터로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지난 6월 10일 평택 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전 임직원 결의대회는 이러한 우리의 마음을 안팎으로 표출한 것이며, 전 관리직의 사직서 일괄 제출 역시 우선적으로 회사부터 살려야 한다는 의지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여러분께서도 당장 눈앞의 현실보다 조그만 더 미래를 내다보시면 쌍용자동차가 분명히 회생하여 여러분이 다시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이 반드시 마련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사랑하는 동료 여러분!
원망도, 억울함도 이제 잠시 놓으시고 우리의 진정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전 직원의 이러한 진솔한 마음에 손을 잡아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우리의 마음이 한 치의 위선과 거짓 없이 여러분에게 전달된다면 쌍용자동차의 희망은 새롭게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이제 우리도 그 마지막 희망마저 내려놓고 모진 아픔을 모두가 감내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오늘 여러분과 이러한 가슴 아프고 절박한 현실에 대해 진심 어린 대화와 함께 우리의 의지를 전하기 위해 어떠한 폭력도, 어떠한 무장도 없이 평화적인 걸음으로 여러분 곁에 다가가려 합니다.
이에 여러분께서도 적개심과 분노는 접어두시고 같은 동료로서 어느 누구도 다치지 않도록 진심 어린 배려와 이해를 부탁 드립니다.
다시 한번 말씀 드리지만 우리가 공장으로 가는 이유는 어떤 형태로던 여러분과 진솔한 대화를 하기 위함이며 여러분께서도 이러한 우리의 진중한 의지와 마음을 진심으로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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