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통일부 긴급 대책회의…정치권 일제히 비난논평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라는 충격적인 소식으로 전국적인 추모 열기가 드높은 가운데 북한의 2차 핵실험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북한은 25일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지하 핵실험을 성과적으로 진행했다며 2차 핵실험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중앙통신은 "공화국의 자위적 핵 억제력을 백방으로 강화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주체98(2009)년 5월 25일 또 한 차례의 지하 핵시험을 성과적으로 진행했다"며 "이번 핵시험은 폭발력과 조종기술에 있어서 새로운 높은 단계에서 안전하게 진행됐다"고 밝혔다.
또한 "시험 결과 핵무기의 위력을 더욱 높이고 핵기술을 끊임없이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과학기술적 문제들을 원만히 해결하게 됐다"며 "핵시험은 선군의 위력으로 나라와 민족의 자주권과 사회주의를 수호하며 조선반도와 주변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는 데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핵시험의 성공은 강성대국의 대문을 열어제끼기 위한 새로운 혁명적 대고조의 불길을 세차게 지펴올리며 150일 전투에 한 사람같이 떨쳐나선 우리 군대와 인민을 크게 고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핵실험 사실은 우리 정부에 의해서도 공식 확인됐다. 이날 오전 여권 핵심관계자와 정보당국자가 북한의 핵실험 사실을 언급한 데 이어 오전 11시 40분경에는 청와대에서도 이를 확인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북한의 핵실험 보도가 나온 직후 긴급 브리핑을 통해 "오늘 오전 9시 54분 함북 길주군 풍계리 인근에서 진도 4.5 안팎의 인공지진이 감지됐다"면서 "여러 정황으로 미뤄볼 때 핵실험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한미 정보당국이 상황을 분석하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상세한 내용과 우리 정부 입장은 정확한 사실이 확인되는 대로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러한 사실을 보고받은 뒤 이날 오후 1시부터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있다.
이번 회의는 현 정부 들어 3번째 열리는 것. 지난해 7월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과 일본 독도 영유권 왜곡 기도에 따른 종합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처음 소집된 데 이어 지난달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따른 대응책 논의를 위해 두번째로 소집됐다.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북한에서 일어난 지진이 핵실험의 여파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아래 자세한 경위 파악과 함께 대응책 마련을 논의할 계획이다. 또한 북한이 2차 핵실험을 한 사실이 공식 확인될 경우 미국을 포함한 관련국은 물론 유엔 등 국제사회의 공동대응 방안도 마련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긴급 NSC 회의에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아셈 외교장관회의 참석 중인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을 제외하고 한승수 국무총리, 이상희 국방부장관, 원세훈 국가정보원장, 현인택 통일부장관,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등이 참석했다.
NSC 소집에 앞서 관련부처인 외교통상부와 통일부 등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외교통상부도 이날 오전 북한의 핵실험 징후가 포착된 뒤 미국을 비롯한 관련국과의 협의에 나선 것은 물론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통일부도 북한 핵실험과 관련, 부내에 24시간 상황실을 개설한 데 이어 오후 1시경부터 차관 주재 간부회의를 통해 북한 거주 우리 국민의 안전상황을 점검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부산한 모습이다.
한편, 정치권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사태 속에서 북한이 2차 핵실험을 단행하자 강도 높은 비난논평을 발표하며 오후 긴급 회의를 소집하는 등 대책 마련에 서두르고 있다.
윤상현 한나라당 대변인은 "북한의 벼랑끝 전술이 극에 달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김유정 민주당 대변인도 "노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 상황에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에 대해 매우 큰 충격과 분노를 표한다"고 비난했다.
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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