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대출 패턴 변한게 없어'
#1 A중소기업 사장 얘기다."GM대우에 납품을 하고 있다.납품 대금은 예전에는 어음으로 받았다.하지만 지금은 기업은행에 전자어음결제를 개설, 이를 통해 대금을 받는다.그런데 최근 K은행이 사전 통보도 없이 전자어음결제 한도를 6억원에서 2억원으로 줄였다.그리고 이달초 계약 만료시점에서는 아예 재연장을 해주지 않고 있다.GM대우가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게 그 이유다"#2 B대기업 고위 임원의 말."대기업들은 요즘 현금 확보에 혈안이다.이유는 간단하다.은행이 불안하기 때문이다.은행만 믿고 있다가 은행이 등이라도 돌려버리면 완전히 '닭 쫓던 개' 신세가 되기 때문이다.정부가 현금을 풀어 투자에 나서라고 하지만 기업들은 '콧방귀'도 안뀐다.정부말만 믿고 투자에 나섰다가 은행으로 부터 자금조달 '길'이 막혔을 때 과연 정부가 나서서 지원해주겠느냐는 것이다" "기업 대출 늘리고 금리 낮춘다"요즘 은행 등 금융기관들이 앞다퉈 선전하는 내용이다. 내용만 놓고 보면 기업하기가 한결 쉬워보인다.하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다. 중소기업이나 대기업 모두 은행 등 금융창구에서 느끼는 체감온도는 쌀쌀하다 못해 춥기까지 하다.대출 과정에서 보험이나 금융 신상품을 끼워파는 '꺾기'는 기본이다.대출에 따른 사후 접대를 노골적으로 얘기하는 경우도 있다.대출창구 상담후 하루 상간으로 금리가 오르락 내리락 하기도 한다.정부의 정책도 은행창구에서는 전혀 통하지 않는다.특히 최근에는 기업 구조조정까지 맞물리면서 강도가 더욱 세지고 있다.경기도 안성에서 기계장비 수출을 하는 윤모 사장(43ㆍ여)은 "꺾기는 기본이고, 대출해줄때 얼마나 진을 빼는지 솔직히 다시는 은행문턱을 넘고 싶지 않지만 돈이 필요해 어쩔 수 없이 은행을 찾는다"고 말했다.윤 사장은 특히 요즘 고민이 많다.80억원대 수출계약을 체결하고 수입 상대방으로 부터 신용장(L/C)을 개설하기 전에 이를 증명하는 서류(PO)를 준비해 금융기관을 찾았다.정부 정책대로 라면 윤사장은 계약금의 80%까지 지원이 가능하다.하지만 이 금융기관은 전체 계약금 80억원의 4%인 3억원만 지원했다.분통이 터진 윤 사장은 다른 금융기관을 찾았지만 상황은 역시 마찬가지였다."10년전이나 지금이나 은행의 대출패턴은 변한게 없는거 같다"는 기업 관계자의 말을 은행들은 되새겨봐야 할 것 같다.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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