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카는 만병통치약(?)

"너무 장밋빛이에요."최근 우연히 만난 모 완성차업체 퇴직 임원이 지난달 서울모터쇼에서 경험한 하이브리드카의 면면을 보고 내뱉은 소회다. 금년 서울모터쇼에서는 하반기 선보일 예정인 현대차 아반떼LPI, 기아차 포르테LPI 등 11개과 함께 혼다 인사이트, 도요타 프리우스 등 일본 브랜드가 내놓은 6개 모델까지 총 17종의 하이브리드카가 나와 관중 몰이에 '최고 효자'로 부각됐다.특히 방문객들의 관심은 판매를 눈앞에 둔 현대ㆍ기아차 모델에 집중됐다. 그러나 노련한 자동차전문가의 눈에는 '얼리 어댑터'를 표방하는 마니아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퍼포먼스로 밖에 보이지 않는 듯 했다.그는 "자동차 운영시스템이 송두리째 바뀌는 케이스인데 판매자도 구매자도 모두 감성에 치우치고 있는 듯하다"며 "조금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현대ㆍ기아차 관계자들이 하이브리드카 구입 최대 메리트로 경제성을 꼽는다. 아반떼LPI의 경우 1600cc 감마 LPI HEV엔진과 15kw의 모터를 병행 운용하면서 리터당 20㎞ 수준의 연비를 구현한데다 정부에서 최대 330만원까지 세제 지원에 나서 판매 가격도 2000만원 언저리로 내려온 만큼 더 이상 말이 필요없다는 표정이다.그러나 하이브리드카의 경제학을 연비 효율성에서 찾는데에는 중요한 함정이 숨어있다. 아반떼의 경우 일반 모델 보다 500만원 정도 비싼 하이브리드카 모델의 연비가 가솔린 자동변속기 채택 모델보다 25%정도 뛰어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월간 유류비 30만원을 사용하는 운전자를 기준으로 했을때 유류비를 통해 만회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6년 남짓 걸리게 된다. 기름값으로 차 가격상 갭을 메꿀 즈음 배터리 교체 문제가 등장하게 된다. 지금 기술을 기준으로 한 배터리 교체비용은 500~1000만원, 6년된 소형 세단 중고차 값과 맞먹는다.국내 하이브리드카의 LPG 방식을 두고도 말들이 나오고 있다. 정부에서 세제지원을 통해 완성차 구입비용을 낮췄다고 하지만, 고정비용의 상당부분을 차지할 연료 가격이 오름세이기 때문이다.지금까지 언급한 부분도 기술적인 하자가 없다는 전제하에서 의미있는 셈법이다. 글로벌 유명 브랜드도 하이브리드카 대중화에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유념해 기술적인 부분의 검증을 갖는 신중함도 필요가 있을 것이다. 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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