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내 품안에…'실내 조경'의 정취

[송광섭의 꽃예술과 조경 이야기]

벤처 거품이 한창이던 2000년 무렵 웬만한 사무실은 고가의 인테리어를 동원, 화려하게 치장하는 데 급급했다. 사장실은 물론 7~8명이나 되는 임원들까지 각자 사무실이 있었으니 그 화려함이 어느정도였는지 가히 짐작할 수 있다.
찾아온 손님들에게 우리 회사에 돈이 넘쳐 흐른다는 인상을 강하게 주고 싶었을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지금 사무실을 둘러봐도 그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사무실 현관 입구는 번쩍번쩍하게 빛을 내는 회사 마크가 벽면에 크게 새겨져 있다. 회사의 권위를 높이기 위해 안내 데스크 구입에는 많은 돈을 들인다. 사무실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면 개업식이나 창립 기념식 때 받은 커다란 화분들이 군데군데 눈에 띈다. 그렇지만 화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말라 죽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무실 내에 화분이 많으면 한층 사무실 분위기가 생기 있고 부드러워 보인다. 사무실을 찾은 사람 입장에서 볼 때 회사에 대한 첫 인상이 좋을 수밖에 없고, 자신이 환대 받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카페형 음식점도 과거에는 조화 일색이었다. 하긴 지금도 유명하다는 호텔 커피숍을 들어가봐도 온통 조화로 장식을 해놓은 곳이 있다. 손님 들의 미적 감각을 무시한 처사다. 딱딱한 사무실 환경 개선을 위해 그리 크지 않은 컨테이너나 플라워 박스를 설치해보자. 반음지 또는 음지에서 자라는 식물들을 잘 배치해놓으면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진다.여행사 사무실의 야자수는 여행에 대한 충동을 불러 일으키고, 수영장에 재현된 열대림은 사람들에게 이국적인 정취를 불러일으켜 준다. 실내조경은 단지 멋을 내는 것이 아니라 실내 환경을 개선시키면서 작업의 능률을 배가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실내 정원, 업무 효율성을 높인다 업무공간은 직장인들이 가장 많은 사회적 활동을 하는 곳이다. 하루 중 8시간 이상을 체류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따라서 업무 환경이 향상될수록 업무 능률도 높아지게 마련이다. 특히 자연경관이나 식물은 긴장감을 해소시키고 시각적인 즐거움마저 선사한다. 이런 가운데 업무 능률 향상과 복지 차원에서 실내 정원이 적극 도입되고 있다. 실내 조경의 효과는 이미 입증이 됐다. 실내에 식재된 식물은 포름알데히드와 니코틴, 벤졸, 페놀 등 공기중의 유해성분을 정화해준다. 일부 음식점들을 가보면 실내에서 잘 자라는 화초들로 내부 장식을 해놓고 있다. 마치 숲속에 와있는 듯한 느낌을 주기에 서로 차를 마시고 담소를 나누는 모습 또한 정겨워 보인다. 집안에서도 아이비나 스킨답서스를 들여놓고 길러보자. 잘 시들지 않기에 잘만 키우면 오랫동안 푸르름을 감상할 수 있다.실내조경이란 한마디로 고정된 용기나 옮길 수 있는 용기에 식물을 심어 지속적으로 실내를 꾸며주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는 돌 담장, 실내연못, 오브제 등의 시설물도 동원된다. 실내조경의 최상의 조건은 건물 설계와 시공 때 전기, 물, 가습, 조명, 배수장치와 화단을 미리 계획하는 것이다. 특히 전기배선이나 수도공사, 가습기, 조명시설, 배수시설 등도 염두에 둬야 한다. 실내정원 조성 시 적절한 용기를 사용하면 교체와 관리가 용이하고 분위기에 따라 이동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실내에서 식물을 기를 때 자연광이 부족하면 백열등이나 형광등 등 인공광을 보충해줘야 한다. 특히 실내 조경작업 시 가장 유념해야 할 부분은 지속성과 생생함이다. 아무리 보기 좋은 식물도 생장조건이 맞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식물의 생장과 발육은 근본적으로 내적인 유전특성과 외적 환경요인에 크게 좌우된다. 식물은 적합하지 않은 환경 조건에서는 생장을 멈추거나 여러 가지 생리장애 발생 현상을 보인다. 이에 따라 광, 온도, 수분, 대기 등 식물의 최적환경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따라서 식물의 선택은 실내조경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실내 조경 공간과 기후 조건에 맞춰 식물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송광섭 기자 songbird@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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