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당국자가 지난 21일 밤 어렵게 접촉을 가졌지만, 우리측 통지문은 북측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채 북측의 통지문만 받아왔다.
북측의 일방적 접촉 요구를 받아들인 것은 물론 21일 8차례에 걸친 예비접촉과 본접촉에서도 우리 입장이 거부됐다는 점에서 '북한에 끌려다니기만 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22일 "남북간 접촉에서 우리측이 통지문을 낭독하자 북한이 제지해 일단 통지문을 전달했으며 이때 북측 총국 부국장이 한번 읽어봤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후 북측이 개성공단내 우리측 관리위원회로 찾아와 통지문을 반환하고 돌아갔다"고 덧붙였다.
우리측은 통지문에서 정치ㆍ군사적 대결상태 해소를 위한 남북합의서 무효 선언 등 긴장조성 행위를 즉각 철회할 것과 개성에 억류돼 있는 현대아산 직원의 신병을 우리측에 인도할 것을 요구했다.
또 우리 국가 원수에 대한 비방ㆍ중상을 즉각 중지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으며, 개성공단 출입ㆍ체류 문제 등을 포함해 남북관계 현안해결을 위한 남북 당국간 차기 접촉을 제의했다.
특히 남북간 접촉에서 가장 큰 현안인 현대아산 직원 억류문제에 대해 접견과 신병인도를 지속적으로 요구했으나 북측이 "이번 접촉과 관련없는 일"이라며 거부했다.
통일부는 "이번 접촉은 구체적인 의제를 명시하지 않는 등 여러 형식상 문제에도 불구 현대아산 근로자 억류 문제의 중대함을 감안해 개성으로 갔으나 북측의 처사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부의 말처럼 북한의 비상식적인 태도가 도를 지나쳤다는 점에도 불구, 우리 대표단의 대응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지난 21일 "북측에서 오라니까 그저 감지덕지 쫓아가는 꼴"이라며 "북한이 응하지 않으면 확정될 때까지 당연히 대화를 연기하거나 거부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이어 "이런 정도의 쓸개도, 배짱도 없으니 기선을 제압당하고 질질 끌려가는 모습이 되고만 것 아니냐"며 "정부는 가서 할 말은 다할 것이라고 장담하지만 우리 국민중 누가 이런 정부의 말을 믿겠느냐"고 비판했다.
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박현준 기자 hjunpar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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